[더팩트 | 김태환 기자] 태풍 '힌남노' 피해 등으로 실적이 줄면서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직원 연봉이 감소한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만 60% 가까이 '나홀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상여금이 몰린 탓이라 해명하지만, 동종업계 전문경영인과 비교해도 높은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여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급여 10억300만 원, 상여 18억82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800만 원 등 28억93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전년 보수(18억2900만 원) 대비 58% 증가한 금액이다. 급여와 상여는 각각 전년 대비 1억200만 원, 9억5600만 원씩 늘었다.
최정우 회장은 2021년 급여 9억1000만 원, 상여는 9억26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200만 원이었으며, 지난 2020년 보수는 19억2700만 원으로 급여 9억100만 원, 상여 10억19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700만 원을 수령했다.
특히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8억8400만 원을 받으며 전년동기 대비 91.1% 증가한 보수를 지급 받았다. 2021년 연봉이 18억29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이미 상반기에 전년 전체 연봉을 챙긴 셈이다.
문제는 직원들의 급여 상승은 임원진 대비 저조하다는데 있다. 공시에 따르면 포스코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2020년 9800만 원, 2021년에는 1억90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억800만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포스코홀딩스 직원들의 임금 인상률은 2019년 2%, 2020년 동결, 2021년 2.5%(100만 원 별도 지급)에 그쳤다.
최정우 회장의 보수는 같은 철강업계 전문경영인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과 비교해도 높다. 안동일 사장의 경우 지난해 16억47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는 10억1200만 원, 상여는 6억700만 원, 기타근로소득은 280만 원이다.
지난해 직원 평균임금 하락은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최정우 회장의 보수가 지난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상여가 9억 원 이상 증가한 것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 2021년 포스코홀딩스는 연결기준 9조2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장기간 재직시 지급되는 장기인센티브도 지난해 지급되면서 상여금이 늘어났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3년치 성과를 보고 이듬해 지급 '장기인센티브' 제도가 있는데 2022년 2월부로 폐지됐다"면서 "최 회장에게는 폐지되기 전 해당 제도가 남아있을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2개년치의 정산된 인센티브가 지급되면서 상여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포스코 계열사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앱 등을 통해 '최정우 회장의 보수만 오른다', '임원진의 급여만 늘어난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다만 최정우 회장의 올해 보수도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실적이 반영돼 상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영향으로 전년 대비 46.7% 감소한 4조9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직원들도 2021년 실적이 개선됐을때 성과 보수와 인센티브 등을 지급받았다"면서 "임원의 보수체계와 직원의 체계는 합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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