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외화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3%대로 떨어진 반면 외화 예금 금리는 연 5%대를 넘어서면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 12월 만기 외화(달러) 정기 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3.2219~5.2943%다. 4대 은행 1년 만기 정기 예금 금리가 2.0~4.0%라는 점과 비교하면 외화 예금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외화 예금은 원화가 아닌 외화로 저축하는 상품으로 대부분 미국 달러 예금이다.
지난 6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574억 6600만 달러로 지난달 말(560억 6000만 달러)보다 14억 600만 달러가량 증가했다. 국내 은행의 달러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690억 1500만 달러로 정점에 오른 후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급격하게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렇듯 외화 예금이 금융소비자들에 관심을 받는 이유는 최근 들어 다시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13분 원·달러 환율은 1326.7원을 기록하며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달 28일 기록한 연고점(1326.6원)을 넘어섰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환율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7일(현지 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들은 예상보다 더 강했고 이는 최종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러한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앞서 예상됐던 최종금리 수준이 더욱 높아지고 금리 인상의 속도도 빨라질 것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수준을 높일 경우 달러는 다른 국가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인다.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돈이 몰려 달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달러화 가치는 단기간 변동성이 큰 만큼 장기투자보다는 예치기간을 짧게 두는 것을 추천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1200원대로 내려앉으며 안정기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로 급등하면서 다시금 '외화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환율은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크다.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