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2차전지 관련주가 증시를 이끄는 키워드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업계에선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전일보다 2.87%(6000원) 내린 2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연초만 하더라도 9만 원 초반대에 거래됐지만 전날 종가(20만9000원) 기준 연초 대비 123.7% 폭등했다. 지난 6일에는 장중 21만70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시가총액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9조75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6일 20조 원을 돌파한 21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19조8000억 원 수준으로, 같은 날 코스닥 시총 2위 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0조2000억 원대인 것과 비교해 10조 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차전지 관련주는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막론하고 주가가 크게 뛰고 있다.
엘앤에프도 최근 급격히 상승해 지난달 28일 장중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말(12월 29일) 17만3500원을 가리켰던 엘앤에프는 연초 랠리를 이어오다 전날까지 41.7% 뛰었다.
올 들어 나노신소재도 급격히 주가가 뛰고 있다. 지난해 말 7만7500원을 가리켰지만 지난 8일까지 94.5%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포스코케미칼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작년 말 18만 원을 가리켰으나 현재 26만 원대까지 뛰어올라 연초부터 전날까지 46.1% 올랐다.
올해 2차전지 관련주는 지난해 기록한 양호한 실적에 더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대규모 수주 체결 등의 호재를 등에 업고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 관련주 대장주격인 에코프로비엠에는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점쳐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주요 고객사에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날 목표주가를 기존 14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79%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북미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에 무조건적인 투자는 지양하라며 옥석가리기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실적 턴어라운드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2차전지 및 소재 기업 간 밸류에이션 편차가 크고(10배~50배), 일부 기업의 경우 테슬라보다 고평가 돼 있는 기업도 있다"며 "추정치(컨센서스)에 기반한 가치평가(밸류에이션)라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쏠림에 대한 해소가 필요할 듯 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의 숙제는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숫자'가 증명하거나, 쏠림의 완화가 필요하다"며 "쉬어야 길게 가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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