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지난 한 해 영업활동을 결산하는 정기 주주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금융권 주총에서는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 교체,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 확대 압박 등이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23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이 잇따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큰 이목을 끌 안건은 새 회장 선임 안이 될 예정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주총을 거쳐 회장직에 오른다.
내부 출신인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는 '세대교체'라는 명목으로 내정자에 이름을 올린 만큼 무난하게 주총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의 경우 내정 당시 '관치 논란'이 있었지만, 취임 전 노조를 만나 내부 스킨십을 강화하는 등 광폭 행보를 통해 어느 정도 논란을 잠재운 상태다.
'사외이사 물갈이'도 예고돼 있다. 현재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3명 중 28명(85%)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11명 중 10명, KB금융은 7명 중 6명, 우리금융은 7명 중 4명, 하나금융은 8명 전원의 임기가 이달 마무리된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통상적으로 2년의 임기 후 1~2년 단위로 연임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주문 속에 교체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규모를 9명으로 줄이는 대신 신규 추천은 하지 않기로 했다. KB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둔 6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을, 우리금융도 4명 중 3명이 교체될 예정이다.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주주들 사이에서 '배당 확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금융지주 등을 대상으로 '주주가치 제고 캠페인'을 벌였다. 금융지주들이 벌어들인 이익이 증가한 만큼 주주에 돌려주는 배당 규모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선제적으로 배당 성향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계획을 밝히면서 이러한 '배당 확대' 목소리를 잠재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금융권 주총에는 굵직한 안건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며 "다만 '표 대결'로 가기보단 무난하게 주총을 통과할 안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질문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