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대비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금융통화위원회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6일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상황과 향후 물가흐름을 점검했다.
이날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4.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5.2%)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0.4%포인트 줄었다.
이 부총재보는 "석유류 및 축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졌는데 이는 지난달 금통위 당시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1, 2월 물가 상승률을 5% 안팎으로 예상했다. 1월 물가 상승률은 5.2%, 2월은 4.8%로 한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큰 폭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 부총재보는 "이번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3월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류 가격이 전월 대비 13.8% 급등하면서 물가가 큰 폭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로 집계되는 만큼, 올해 3월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상승폭이 둔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이후에도 소비자물가는 연중 목표 수준(2%)을 웃도는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 및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1월 대비 오름폭이 축소됐다. 대표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은 수요 부진 등 영향으로 전월 대비 5.1% 떨어졌고 국산쇠고기 가격도 공급 증가 등 영향으로 3.3%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은 휘발유 가격이 다소 올랐지만 국제경유 가격이 전월 대비 4% 이상 떨어지면서 전체적으로는 하락했다.
2월 근원물가상승률은 4.0%로, 지난해 12월과 1월(각 4.1%)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집세와 외식물가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공공서비스물가 오름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봤다.
일반인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2월 4.0%로 전월(3.9%) 대비 상승했다. 체감도가 높은 전기·도시가스요금 등이 오른 영향이다.
한편,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해 온 한국은행은 지난 2월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당초(3.6%)에서 3.5%로 낮춰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