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화면을 접었다 펼칠 수 있는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불황기를 뚫을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4세대 폴더블폰을 출시한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 역시 폴더블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도 기술 고도화에 나서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폴더블폰과 태블릿PC에 활용할 수 있는 '랩어라운드 스크린' 관련 특허를 받았다. 랩어라운드 스크린은 스마트폰의 앞면과 뒷면 모두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기술로, 주로 폴더블 기기에 활용된다.
애플 분석 전문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오는 2024년 폴더블 아이패드를 출시한 뒤 2025년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기업들도 지난 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 다양한 폴더블폰 제품을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 시리즈처럼 세로로 길게 접히는 형태와 '갤럭시Z플립' 시리즈처럼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화웨이 자회사 아너는 MWC2023에서 갤럭시Z폴드 시리즈를 닮은 폴더블폰 '아너 매직 Vs'를 공개했다. 또한 화웨이와 오포는 클램셸 형태의 '메이트Xs-2'와 '파인드N2 플립'을 공개했다.
폴더블폰은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을 타개할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올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6000만 대, 성장률은 2%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지난해와 거의 차이가 없는 셈이다.
반면 폴더블폰의 시장 전망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폴더블폰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38.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예상 출하량은 4150만 대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1%에서 2026년 2.8%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 세계 최초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를 출시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판'이 커지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MWC2023 현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처음 만들어낸 제품군으로 최적화와 운영체제(OS), 앱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을 내는 것은 환영이다.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고 자신했다.
이어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당연히 환영해야 하는 일이다"며 "삼성전자가 만든 폴더블폰 카테고리를 애플이 인정하게 되는 것이며,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폴더블폰은 다른 스마트폰과 구분되는 뚜렷한 사용경험이 있기 때문에 여러 경쟁자가 등장해 시장이 커지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경쟁사들에 집중하기보다는 플립, 폴드와 관련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 부족한 부분의 개선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올해 하반기 폴드5, 플립5 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까지 잘 준비해서 폴더블 대중·대세화를 통해 삼성전자의 가장 큰 핵심 기여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3%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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