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지난해 주요국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로 인해 자산운용사들의 국내 외화증권 투자 잔액이 40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2년중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주식과 채권 등 외화증권 투자잔액(시가 기준)은 3652억9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23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외화증권 투자잔액은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4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주요국 주가 하락으로 자산운용사 등이 신규투자를 줄인데다, 금리 상승으로 평가손실도 커진 영향으로 전체 외화증권 투자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국의 주가 하락으로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신규투자가 줄어든 데다 개인들의 해외 직접투자도 줄면서 외국 주식 잔액이 줄어들었다"며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인한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보험사와 증권사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채권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가별로는 자산운용사의 투자잔액은 2460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54억 달러 줄었다. 외국환은행은 47억60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보험사와 증권사는 각각 173억3000만 달러, 44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는 투자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투자잔액이 큰 폭 감소했고, 외국환은행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거주자외화예금이 늘면서 잔액이 증가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2021년말 972억7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말 1109억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주요국 주가 하락으로 외국 주식에 대한 투자가 1731억7000만 달러로, 96억70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주가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전년 대비 8.8%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33.1% 폭락했다. 유로톡스50지수도 11.7% 하락했으며,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9.4% 하락했다.
외국 채권 투자는 1638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43억 달러 감소한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보유한 채권 평가에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미 국채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2021년 말 1.51%에서 지난해 말 3.87%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