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분야 선점에 나선다. 지난해 사내독립법인(CIC)에서 독립해 출범한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3분기 중 첫 프로젝트인 모바일 혈당관리 서비스를 출시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를 기점으로 다양한 초개인화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하는 한편, 의료기관과 기업에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2일 경기도 성남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미션과 서비스 출시 계획 등을 공개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3분기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혈당관리 서비스 '프로젝트 감마'를 출시할 예정이다.
CGM과 앱을 연결하면, 별도 다이어리앱에 실시간 혈당 수치가 기록된다.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로 수면과 운동 기록을 더하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음식 이미지를 기록하면 더욱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용자 개인에게는 실시간 알림 메시지와 맞춤형 건강리포트를 제공하고, 이들을 돌보는 의료진에게는 더욱 고도화된 기록 정보를 제공해 당뇨나 전당뇨 관리를 돕는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프로젝트 감마의 가격은 CGM 기기 값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다"며 "2~4주 정도 기기를 사용했을 때, 그 기준보다 낮게 책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젝트 감마는 기본적으로 전당뇨,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환자가 의사에게 (프로젝트 감마로 축적한) 기록을 공유하고 싶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시스템을 의사들이 볼 수 있는 기록으로 쉽게 가공해 병원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는 당연히 열어 둘 예정이며, 현재 여러 교수, 병원과 긍정적인 피드백 하에 협업을 논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카카오헬스케어는 △CGM △ 스마트기기 관련 업체 △카카오헬스케어 전문 의료진의 역량 △카카오 공동체의 모바일과 인공지능(AI) 역량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프로젝트 감마를 시작으로 고혈압, 고지혈, 비만 등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속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스타트업이나 의료기기 제조사 등 다양한 파트너를 발굴해 예방 영역에서의 헬스케어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이날 카카오헬스케어는 개인뿐만 아니라 병원을 포함한 의료계 전반을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향거래(B2C)를 넘어서 기업간거래(B2B)와 병원간거래(B2H) 등을 아우르는 '테크브릿지' 역할을 수행한다는 복안이다.
황 대표는 "기술 측면에서 병원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고,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는 믿을 수 있는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며 "병원이 IT 기술 이슈에 봉착했을 때, 믿고 찾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고려하고 있는 방안은 '연합학습' 개념이다. 연합학습은 플랫폼 기업이 직접 데이터를 확보해 알고리즘을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 알고리즘을 공급해 모델 학습을 마친 뒤 이를 공급받는 방식이다. 병원이 카카오헬스케어에 직접 환자의 의료정보 데이터를 공유할 필요 없이 카카오헬스케어의 알고리즘을 공급받아 자체 학습을 마친 뒤 알고리즘만을 돌려준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의료데이터 유출 우려 없이 알고리즘 고도화가 가능하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중장기적으로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임상 연구 활성화, 의료의 질 개선, 의료 기술 혁신 등 다양한 사회적 부가 가치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파일럿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2분기 내 대규모 병원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헬스케어는 지속해 병원,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 등과 활발한 업무협약을 맺고, 카카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기술 공동체들과도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민감 데이터인 건강정보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 분산과 개인정보보호 등의 조치를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의 데이터는 건강정보이기 때문에 아마 카카오 전체에서 다루는 데이터 중에서 뱅크와 페이의 금융 데이터와 더불어 가장 민감하게 다뤄야 할 영역일 것이다"며 "일반적인 카카오의 개인정보보호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데이터 보안이 요구될 것이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행정안전부 등 국가 가이드라인이 정하는 기준을 100% 만족하는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 감마의 경우, 메타 데이터 외의 실제 데이터는 이용자의 기기에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가급적 데이터를 카카오의 데이터센터에 쌓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의 미션은 결국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국민보건증진에 보탬이 되고, K 의료의 글로벌 진출을 이뤄내는 것에 기여하는 등 카카오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목표인 글로벌 시장 개척 가능성도 열어뒀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비대면·원격진료가 제도화된 미국 등의 시장 공략을 적극 고려한다.
황 대표는 "미국 등의 시장에서 비대면 진료를 하는 데 기술적 지원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며 "과거 이지케어텍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에 비대면 진료 없었을 때 플랫폼을 만들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등에 진출했기에 솔루션 구축이 어렵지는 않다. 국내에선 계획 없지만, 글로벌에서 기회가 주어지고 합의가 이뤄진 시장 있다면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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