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ESG…'두 마리 토끼' 잡은 쿠팡, 유통산업 본보기 사례 평가


2분기 연속 흑자 행진…'김범석 매직'
ESG경영에도 앞장 서는 쿠팡

쿠팡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사진은 김범석 쿠팡Inc 의장. /뉴욕=AP.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쿠팡이 실적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뚝심이 재무·비재무 부문에서 모두 성과를 냈다. 쿠팡은 2분기 연속 흑자 달성은 물론 매출도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ESG경영은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 성장 기회 제공, 배송과정의 기술혁신, 프레시백 도입 등을 통해 지속가능경영 기업이라는 면모를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유통산업 전반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일(한국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2021년 대비 26% 늘어난 26조5917억 원(205억8261만 달러)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영업적자는 1447억 원(1억1201만 달러)으로 2021년(1조7097억 원) 대비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쿠팡이 신기록을 쓴 배경에는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간 영향이 크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21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7조2404억 원(53억2677만 달러), 영업이익은 1133억 원(8340만 달러)을 달성했다. 분기 매출은 최초로 7조 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2분기 연속 1000억 원대 흑자를 냈다.

또 지난해 말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은 1811만5000명, 1인당 고객 매출은 40만 원(294달러)으로 2021년 대비 4% 늘었다. 특히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는 2021년 대비 200만 명 늘어나 1100만 명을 넘어섰다.

김범석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에서 자동화가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물류망 대비 효율성이 2배로 뛰었다.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키울 생각이다"며 "수년간 지속한 투자와 혁신의 결과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의장은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시장은 여전히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다"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 더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를 만들면 몇 년간 유통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쿠팡의 실적을 두고 △풀필먼트 서비스 효과 △로켓배송 등을 꼽았다. 2일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쿠팡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로켓배송의 편의성을 맛본 고객의 제품 구매 확대와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로 고정 고객 확보를 이뤘다. 특히 풀필먼트 서비스 효과를 이용한 협력사 확대 부분을 보면 쿠팡이 모든 과정을 담당하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와는 달리 경쟁력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에 구축된 소팅 봇은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주는 것이 가능한 로봇이다. /이중삼 기자

◆ ESG경영 앞장…'소상공인' 판로 확대 등

쿠팡은 ESG경영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ESG 각 분야별로 전략안을 구상해 실천 중이다. 쿠팡에 따르면 환경은 △'엔드 투 엔드' 배송으로 평균 배송거리 단축 △다회용 보냉백 '프레시백' 개발로 스티로품 폐기물 30만 개 대체, 사회는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입 부담을 낮춰주는 관리 시스템 △소상공인 판로 확대와 매출 증진을 위해 4000억 원 규모 지원금 조성, 지배구조는 △현장 근무 직원에게 주식 무상 부여 등 직원 우대 정책 △업계 최초 유급 건강증진 프로그램 '쿠팡케어' 실행 등 각 부문별로 ESG경영에 힘쓰고 있다.

실제 ESG경영은 기업의 비재무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ESG경영이 중요한 이유로는 크게 △투자기관과 자산운용사의 관심 △소비자들의 '착한 기업' 인식 등 2가지다. 업계에서는 ESG경영을 도외시 할 경우 향후 투자유치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아 결국 지속가능경영이 어려운 기업으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ESG경영은 생존의 방법이자 발전을 위한 필살기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쿠팡처럼 사회 가치를 만드는 유통 플랫폼 기업이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다고 평가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로켓배송은 기존 이커머스 대비 유통단계를 줄인 엔드 투 엔드 방식을 도입하면서 평균 배송거리를 단축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늘어난 포장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프레시백을 직접 개발·도입해 연간 9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 교수는 "로켓배송이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와 매출 증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쿠팡은 지난해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개척을 위해 40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조성했다"며 "직원 우대 정책도 주목할 만한 부분인데 쿠팡이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물류센터와 배송캠프의 현장 근무 직원들에게 자사 주식을 나눠줬다. 이러한 사례는 쿠팡이 최초다"고 말하며 고객은 물론 직원까지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한승 쿠팡 대표는 지난해 5월 공개한 'ESG경영 실천 영상'에서 "쿠팡은 6만여 명의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십만 소상공인들에게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쿠팡의 이런 기업 활동 그 자체가 사회 가치를 창출한다는 면에서 쿠팡의 ESG경영은 단순히 화려한 구호 그 이상이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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