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은 휴마시스, '사업 다각화' 과제 첫 걸음부터 삐걱


아티스트코스메틱 "휴마시스 신규사업 추진하고 소송 적극 대응할 것"

휴마시스는 지난달 말 차정학 대표 외 3인이 지분 7.65%를 650억 원에 아티스트코스메틱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휴마시스

[더팩트|문수연 기자] 아티스트코스메틱이 휴마시스의 새 주인이 된 가운데 임시주총을 통해 새로운 이사진이 꾸려졌다. 다만 휴마시스가 실적 부진, 셀트리온과의 분쟁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신사업 추진에 대한 안건이 소액주주의 반대로 부결되면서 과제 해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휴마시스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학수 미래아이앤지(아티스틱코스메틱 모회사) 대표와 강승훈 미래아이앤지 이사를 사내이사로, 노병렬 대진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성곤 인콘 대표, 조병수 의사, 김종환 전 명진냉동 대표의 선임 여부는 내달 1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로써 휴마시스는 지난달 말 차정학 대표 외 3인이 지분 7.65%를 650억 원에 아티스트코스메틱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새로운 경영체제를 꾸리게 됐다.

◆ 코로나19 엔데믹 후 매출 급감…"사업 다각화로 매출 회복할 것"

휴마시스의 새 주인이 된 아티스트코스메틱은 '매출 회복'이라는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휴마시스는 2019년 매출액 92억 원, 영업손실 9억 원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진단키트 판매가 급증하면서 2020년 매출액 457억 원, 영업이익 254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매출액 3218억 원, 영업이익 1936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 후 휴마시스의 매출은 급감했다. 지난해 1분기 3263억 원이던 매출은 2분기 1148억 원, 3분기 243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1분기 2032억 원, 2분기 698억 원으로 줄었다. 3분기에는 9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휴마시스는 매출의 90% 이상이 진단키트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에서 나오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남궁견 아티스트코스메틱 회장은 신규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경영지배인으로 선임된 김성곤 인콘 대표이사는 "코로나19 관련 시장 축소에 대비해 임신, 뎅기, 말라리아, 독감 등 진단키트 사업을 강화하고 신규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휴마시스는 "기존 진단키트 사업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2개 이상 질환을 동시에 신속진단할 수 있는 '콤보키트'도 국내외 승인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임시주총에서 △건강(헬스케어) 관련 제품의 개발, 제조와 판매 유통업 △연구개발을 위한 지적재산권 도입과 투자사업 △상장사, 벤처기업, 신사업 관련 회사 등 국내외 회사의 주식, 지분, 전환사채 등 취득·소유 그들 회사의 지배 내지 경영관리업무와 그에 부수하는 업무 등을 새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이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되면서 신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궁견 회장은 부실기업을 인수한 뒤 감자·상장폐지, 유상증자, 매각·재상장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이는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졌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들은 남궁 회장이 내놓은 실적 개선안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과 휴마시스는 920억 원 규모의 진단키트 공급 계약 해지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 /더팩트 DB

◆ 셀트리온과 법적 분쟁…"김성곤 경영지배인 선임 후 적극 대응할 것"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최근 불거진 휴마시스와 셀트리온의 분쟁도 해결해야 한다. 양사는 920억 원 규모의 진단키트 공급 계약 해지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31일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 파트너사인 휴마시스 주식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과 선급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셀트리온과 휴마시스는 지난 2020년 6월 8일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의 개발과 상용화, 공급을 위한 '공동연구와 제품공급 계약' 체결 이후, 전문가용 항원 신속진단키트(POC)와 개인용 항원 신속진단키트(OTC) 개발과 상용화를 마치고 셀트리온 미국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한 시기인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초까지 미국에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수차례 휴마시스에 발주를 진행했으나, 휴마시스는 2021년 10월께부터 납기를 계속 어겼고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에 공식 사과까지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휴마시스는 지난달 26일 셀트리온에 미지급 진단키트 대금과 손해배상에 대해 1200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에 미지급한 대금은 4103만달러(약 516억 원)이다.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계약 파기 책임 전가를 위한 부당한 소송"이라고 반박했다.

휴마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셀트리온이 판매 부진을 이유로 휴마시스에 생산 중단과 납품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셀트리온은 연장된 납기일이 다가오자 일방적으로 단가 인하를 요구했으며 단가 인하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약 파기를 주장했다 게 휴마시스 입장이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김성곤 경영지배인을 선임하고 셀트리온과의 소송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남궁견 회장은 "김성곤 경영지배인을 선임해 경영 공백 없이 보다 적극적인 신규사업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셀트리온과의 법적 분쟁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 빠른 시일 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되찾고 새로운 진단키트의 국내 식약처, 미국 FDA 승인 등이 신속히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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