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발길 줄자 증권사 해외수수료 수익 급감…살아남은 곳은


지난해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 7422억 원…전년比 14.6%↓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2개 증권사의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은 7422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8507억 원 대비 14.6% 감소한 수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을 중개하며 받는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이 1년 새 두자릿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 여파로 세계적으로 증시가 불황을 맞으며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들의 거래도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2개 증권사의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은 7422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8507억 원) 대비 14.6% 감소한 수치다.

SK증권의 경우 전년대비 81.7% 급감한 7억5306만 원의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944억 원에서 633억 원으로 32.9% 줄었다.

또 △유진투자증권(-32.6%) △메리츠증권(-32.4%) △삼성증권(-31.4%) △하나증권(-29.5%) 등 대형 증권사 다수가 30%에 달하는 감소세를 보였다.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되며 해외 주식투자 열풍을 타고 급격히 늘었다. 2020년 1분기에는 978억 원을 기록했는데, 2019년 1분기 363억 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최근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 약화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세계적으로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등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여파로 국내 증시 전반이 약세를 지속했고, 해외 주식시장 또한 변동성이 커지고 불황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점차 줄었다.

한편,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에 타격이 크지 않은 증권사도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149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530억 원) 보다 2% 줄었지만 대형 증권사 중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토스증권은 지난 2021년 8548만 원에서 지난해 380억 원으로 445배가 훌쩍 뛰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였다.

비결은 선제적이고 차별화 된 해외주식관련 서비스를 제공한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초 무료로 전 고객에게 미국주식 가격정보인 '미국주식 토탈뷰 서비스'를 제공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이른 시간인 오전 9시부터 미국주식 거래를 제공하기도 했다. 토스증권은 타사 대비 낮은 수수료율 등으로 타 증권사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약화에 이어 해외 투자도 함께 줄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수익 급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투자고객 유치를 위한 회사별 서비스와 마케팅 등이 관련 수익성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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