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간재 수출 G20 중 가장 높아…"공급망 재편 대응책 절실"


대한상의 SGI "한국 IT 산업, 수출구조 변화 불가피"
대기업 대상 리쇼어링 혜택 확대, 해외 기술기업 M&A 활성화해야 

대한상공회의소 SGI는 한국의 첨단 IT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깊게 편입돼 있어 급변하는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수출다변화 전략을 비롯해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한국의 첨단 IT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깊게 편입돼 있어 급변하는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수출다변화 전략을 비롯해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컴퓨터와 반도체 등 전기·광학기기 부문에서 전방참여율이 지난 2021년 기준 57%로 주요 선진국인 G20 가운데 가장 높고(사우디, 남아공, 아르헨은 자료 부재로 제외), 글로벌 수출 상위 20위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참여율은 국내 수출품이 수출 상대국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비중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수출을 통한 공급망 참여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 美·中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 속도…대중국 수출 둔화 가능성↑

최근 미국은 반도체·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IT산업 관련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시키고, 파트너 국가와의 공조를 통해 현재 중국 중심의 공급망 체계를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쌍순환 정책을 통해 자국의 내수 확대와 자체생산을 확충하고, 일대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자국에 유리한 공급망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SGI는 "미국의 자국 내 공급망 수립 정책과 맞물려 한국기업들은 첨단IT산업 분야의 미국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하거나 이전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다만, 보고서는 미국으로 한국기업들이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국내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새로운 공급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 간 무역구조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SGI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중국 중심의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둔화하고, 중국의 자체 생산 확대 정책은 한국 수출업체와 중국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GI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컴퓨터와 반도체 등 전기·광학기기 부문에서 전방참여율이 지난 2021년 기준 57%로 주요 선진국인 G20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 '차이나 플러스' 등 수출다변화 전략 필요

SGI는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재편 속도에 발맞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을 발굴한다기보다 중국 외 추가 수출시장을 발굴하는, 일명 '차이나 플러스(China Plus)' 혹은 '차이나 앤드(China And)' 차원의 수출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가 첨단IT 부문의 공적개발원조를 늘리면서 한국기업의 참여를 높여 한국기업의 신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한국기업의 전략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통상외교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GI는 미국으로의 투자확대에 따른 국내투자 축소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 진출 한국기업과 국내 생산기업과의 생산체계가 긴밀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탈중국을 고려하는 기업에 대한 국내 유인정책도 제시했다. 김경훈 SGI 연구위원은 "탈중국을 고려하는 중국 내 해외법인들은 여전히 중국 내수시장 확보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근접하고 인프라가 좋은 한국으로 생산시설 이전을 유인하기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SGI는 고용창출금과 입지보조금 등 대기업에 대한 리쇼어링 혜택을 강화하고, 해외기술기업과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기술기업 투자 전용 메가 펀드 설립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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