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Biz] SM, 자사주 매입에 다시 강세…연일 대립 속 '오락가락' 주가 어쩌나


최대주주 바뀌고 공개매수가 근접하자 10개월 만에 자사주 매입 카드 꺼내
증권가 "쉬운 판단 어려워…가처분·주총 지켜봐야"

22일 하이브에 자기보유 지분 전량을 넘긴 이수만(가운데) 전 SM 최대주주가 지난해 8월 경기도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2 : 에스엠씨유 익스프레스 @휴먼 시티_수원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처조카 이성수 SM 공동대표가 앉아 있다. /임영무 기자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가 자사주 매입 소식에 반등했다.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를 훌쩍 뛰어넘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근접한지 하루 만이다. 연일 경영권 분쟁 소식을 띄우면서 일정한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오락가락한 SM 주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3일 SM은 전 거래일 대비 4.29%(5200원) 오른 12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400원 내리면서 12만1000원을 기록한 뒤 하루 만에 상승 마감이다. 최고가를 기록한 16일(13만1900원) 대비로는 4.24% 하락했으나 일주일 간 12만 원과 13만 원 선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SM은 코스피 상장사인 하이브와 카카오의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2월 들어 기관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종목이다. 또 하이브와 한 배를 탄 'SM 창업주' 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와 카카오를 등에 업은 '처조카' 이성수 SM 공동대표 간 비방전도 서슴치 않는 경영권 분쟁 구도가 연일 지속되며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SM의 강세도 양 측의 대립이 낳은 결과로 풀이된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의 SM 지분(14.8%) 전량을 4220억 원 가량에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른 다음날인 23일, SM은 30억 원 가량을 투입해 총 2만5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평균 체결 금액은 12만2522원이며, 매입 목적은 '주가 부양 및 주주이익 제고'다.

SM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5월9일 이후 10개월 여만이다. 당시에도 '주가 부양 및 주주이익 제고'를 위해 100억 원 가량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다가 최대주주가 하이브로 손바뀜한 날 직후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일종의 방어 태세를 취한 셈이다.

이를 지켜본 하이브는 당혹스러운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SM 주가가 최근 하이브가 밝힌 공개매수가인 12만 원을 10% 가량 뛰어 넘었다가 다시 12만 원으로 내려오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이에 하이브는 SM 이사진에게 공식 서한을 발송하며 자기주식취득 중지 요청에 대한 SM이사회의 입장을 27일까지 밝힐 것을 요구했다.

하이브 측은 "최근 (공개매수가를 넘어)12만 원이 넘게 주가가 형성되고 있는데 대규모의 회사 자금을 이용해 자기주식 매수에 나선 행위는 순수한 주가부양 및 주주이익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볼 수 없다"며 "시세를 조종해 공개매수 절차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SM 주가가 다시 반등한 23일에는 SM이 과거 카카오와 계약을 체결할 때 국내 음반 및 음원 유통 업무를 모두 넘기는 형태의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주들의 혼선을 빚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 DB

여기에 향후 판도가 바뀔 수 있는 또 하나의 논란이 등장해 주주들의 눈길을 끈다. SM이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해 9.05% 가량의 지분을 카카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지난 7일, SM이 카카오에게 자사 음원 및 음반 유통을 무기한 넘기는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23일 가요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과 카카오의 사업협력 계약서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향후 SM의 국내 음반 및 음원 유통 업무를 도맡는다. 기간은 명시되지 않았으며, 올해 6월 이전에 체결됐거나 체결된 유통 계약의 경우 기존 계약이 종료되는대로 카카오엔터로 이관하는 형태다. 또 글로벌 핵심 지역에서 통합 법인 운영 및 합작 법인 설립 등 내용도 담겼다.

SM의 수익 중 주된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음반 및 음원 유통 업무 등이 향후 카카오에 이관되면 기존보다 수익성이 하락할 여지가 있다. 이에 카카오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논의중"이라며 논란에 대한 선을 그었다.

다만 하이브는 다시 SM을 비판할 명분이 생김에 따라 주주들을 앞세워 지적하고 나섰다. 하이브 측은 "카카오의 독점 유통 기한이 명시돼 있지 않아 SM이 누려야할 이익이 영구적으로 카카오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SM을 향한 인수전이 연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자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한 종목이 짧은 기간 동안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주가 급변 구도가 거래량을 폭증시키며 공매도와 신용융자 잔고를 올려 '빚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편 증권가는 SM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단언을 경계했다. 21일 일제히 SM의 리포트를 낸 5개 증권사 중 하이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이 SM의 목표가를 12만5000원으로 소폭 상향했으며 SK증권은 판단 보류, 한화투자증권은 11만1100원으로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분 경쟁 관련 새로운 소식 등이 연일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주가를 전망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저평가된 부분도 있다. SM의 실적 개선과 외형적인 성장 등이 구조적으로 진행되면서 지분 경쟁과 별개로 견고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처분 신청이나 주총 결과 등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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