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에 참여한다. '오너 2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 되면서 동원그룹의 신사업이 활발해진 가운데, 신성장동력 확보에 성공하고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보령바이오파마 경영권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동원산업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형태로 실사를 거쳐 3월 중·하순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말 보령제약그룹은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을 위해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군과 개별 접촉해왔다.
거래 대상은 보령파트너스와 그룹 오너 일가, 투자자들이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100%다. 매각 금액은 6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현재 5~6곳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원산업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동원그룹은 1969년 창립 이후 54년 만에 제약·바이오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동원그룹이 제약·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이유는 식품에 편중된 사업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기존 지주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해 그룹의 새로운 사업 지주 회사가 된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 참치통조림 제조사 스타키스트(2008년) △대한은박지(2012년) △테크팩솔루션(2014년) △동부익스프레스(2017년) 등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또 이번 합병으로 창업주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신사업 확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바이오 사업의 경우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 만큼 동원산업이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3600억 달러(약 464조 원)로 전체 제약시장에서 40% 수준을 차지한다.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1991년 설립된 뒤 보령에서 백신과 신약 개발을 담당해왔으며, 국내 최초로 경구용 장티푸스 백신을 개발했다. 2021년 기준 매출은 1391억 원, 영업이익은 198억 원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동원산업이 보령바이오파마를 인수할 경우 제약·바이오 시장으로의 진출뿐만 아니라 기존 식품 사업과 연계한 건강기능식품 사업 강화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CJ제일제당, 오리온, 롯데칠성 등 식품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인프라를 통해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고, 식품 사업과도 연관성이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