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고객 예탁금'…30대 증권사, 4년간 2조 챙겼다


증권사 수입 대비 지급 이자 미미

국내 증권사들이 고객들이 맡긴 예탁금으로 최근 4년간 2조 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고객들이 맡긴 예탁금으로 최근 4년간 2조 원에 이르는 불로소득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 원 규모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4513억 원 △2020년 4410억 원 △2021년 5012억 원 △2022년 1조735억 원 등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2019년 1739억 원 △2020년 1235억 원 △2021년 1020억 원 △2022년 1970억 원 등 5965억 원에 그쳤다. 4년간 1조8705억 원가량을 가만히 앉아서 번 셈이다.

증권사에 맡겨 놓은 고객 예탁금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74조 1항과 2항에 따라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 또는 예치해야 한다. 한국증권금융은 해당 예탁금을 같은 조 12항에 따라 국채증권 또는 지방채증권, 금융기관이 지급을 보증한 채무증권 등에 투자한 후 수익금을 증권사에 배분한다.

증권사 수익은 고객 예탁금 규모가 크고 금리가 높을수록 유리한 구조다. 최근 금리상승에 이어 증권사 예탁금 규모 또한 크게 늘어나 증권사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입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겨 논 예탁금으로 아무런 위험부담 없이 4년 만에 2조 원 가까운 이익을 벌어들였고, 수십 년간 이어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동안 누적 수익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증권사들은 IMF 사태를 계기로 1998년부터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고도 2018년까지 고객에게 단 한 푼 되돌려 주지 않았고, 불로소득으로 자기 배 불리기에 급급했다"며 "이익금액을 예탁금 주인인 고객에게 적정하게 돌려주도록 이익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garde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