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하고 있는 '4조2교대' 근무 형태가 얼마나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애경케미칼 등은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근무 제도를 변경했지만, 한화솔루션 등은 아직 검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이 4조2교대 근무로 전환한 뒤, 이 근무 형태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4조2교대 체제에서 SK 울산CLX 구성원들은 하루 근무 시간이 기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이틀을 집중해 근무한 후 이틀을 연이어 쉴 수 있어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게 된다"며 "3일간 주간, 야간, 주야간 근무가 섞이는 기존 3교대제 대비 구성원 업무 몰입도 향상, 생체리듬 안정화를 통한 건강 증진, 일과 삶의 균형 확보 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애경케미칼은 전날(15일) 울산 공장 생산직 근무 형태를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바꿨다고 밝혔다. 회사는 생산 효율성과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향상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교대제 전환을 검토해왔으며, 9월부터 3개월간 4조2교대 근무를 시범 운영했다.
LG화학도 올해 상반기 중 여수공장에 4조2교대 근무를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대기업 제조 현장 전체로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4조2교대 도입으로 하루 근무 시간이 12시간이 되면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4조2교대 관련 찬반투표를 실시한 곳에서는 직원들의 반대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여수공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4조2교대 도입 찬반투표를 했지만, 찬반 여론이 팽팽히 갈려 결국 부결됐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노조 차원에서 4조2교대 근무 형태와 관련한 찬반 의견을 물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는 아직 4조2교대 도입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4조2교대 근무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생각이 다른 직원들도 있다. 고참의 경우에는 12시간 연속 근무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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