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대웅제약은 최근 공개된 민사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명백한 오판임이 확인됐다"며 집행정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대웅제약은 15일 집행정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재판부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는 주요사실에 관하여는 객관적 증거 없이 합리성이 결여된 자료나 간접적인 정황 사실만으로 부당하게 사실인정을 하는 한편, 피고들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반박과 의혹제기는 무시하거나 자의적으로 부당하게 판단하거나 혹은 판단을 누락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된 메디톡스의 균주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귀국 시 이삿짐에 몰래 숨겨 왔다는 양규환의 진술뿐, 소유권은 물론 출처에 대한 증빙도 전혀 없어 신뢰할 수도 없고, 진술이 사실이더라도 훔쳐 온 균주라고 자인한 것일 뿐임에도 아무 근거 없이 '당시의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균주의 소유권을 인정해 버렸다"며 "그러한 관행만으로 위법한 소유권 취득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자명하며, 원고에게만 한없이 관대한 이중 잣대로 입증되지 않은 모든 사실을 인정해 버리는 것은 초유의 편향적 판결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웅제약의 균주는 용인시 포곡읍 하천변에서 채취, 동정한 기록을 통해 유래에 대한 증빙이 확실할 뿐 아니라, 광범위한 검찰 수사에서도 균주의 도용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나 출처 관계를 판단할 수 있는 역학적 증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메디톡스조차 구체적으로 언제 누가 어떻게 균주를 도용했는지 전혀 특정하지 못했고, 재판부도 직접증거의 증명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균주 절취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간접증거도 추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실제로 많은 전문가와 기관은 SNP 분석 방법에 한계와 오류가 있고, 역학적 증거 없이 유전자 분석 결과만으로 균주 간의 유래 관계를 확증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며 "재판부 스스로도 계통분석 결과만으로는 두 균주 사이 출처 관계를 곧바로 증명할 수는 없음을 인정했으며, 미국 ITC에서도 균주는 제한 없이 유포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메디톡스의 영업비밀로 보호될 가치가 없는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권리에 대한 주장을 일축했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는 이번 소송을 제기하면서, 보툴리눔 균주 전문가인 테레사 스미스의 진술을 토대로 "홀 에이 하이퍼는 포자가 생성되지 않는 특별한 균주로, 대웅제약의 균주가 포자를 생성하는지만 확인하면 균주의 도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감정 결과 대웅제약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 것이 밝혀지자, 자신들의 균주도 포자를 생성하며, 포자 생성 능력으로는 유래를 확인할 수 없다며 갑자기 말을 바꿔버렸는데, 심지어 해당 주장은 원고 내부의 기록과도 일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포자 관찰 여부가 객관적인 기준이 되지 못한다고 납득할만한 근거 없이 원고의 주장을 인정해 버리는 오류를 범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이번 판결에 대해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나보타의 제조와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과 유럽 등 에볼루스와 이온바이오파마가 판매하는 지역에 대한 공급분 역시 "과거 양사와 메디톡스 간의 합의를 통해 모든 권리가 보장되어 있는 만큼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개발됐다"며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500억여원 규모의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