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작년 성과급만 1조4000억 원…고금리 '돈 잔치'에 서민 '부글'


황운하 의원, 금감원 2022년 자료 공개
농협→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 원이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이 1조4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서민들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돈 잔치'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 원이었다. 전년도(1조193억 원)에서 35%(3629억 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670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KB국민은행이 2044억 원, 신한은행이 1877억 원, 하나은행이 1638억 원, 우리은행이 1556억 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성과급 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하나은행으로, 1534억 원 증가했다.

임원 한 명당 성과급은 KB국민은행이 2억16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 1억7300만 원, 하나은행 1억6300만 원, 우리은행 1억400만 원, 농협은행 4800만 원 순이다.

직원 한 명당 성과급은 농협은행이 39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하나은행(1300만 원), KB국민은행(1100만 원), 우리은행(1000만 원) 순이다.

통상적으로 당해년도 발생 성과급은 이듬해 성과평가 확정 후 지급된다. 2022년에 발생한 성과급이 올해 성과평가 뒤 나온다는 의미다.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5조8506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성과에 따른 5대 시중은행 올해 성과급은 사상 최대 규모일 것으로 전망한다.

황 의원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국민 대다수가 대출이자 인상과 가계 부채로 힘겨워하는 와중에 은행들이 성과급으로 '역대급 돈잔치'를 벌인 것은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경기 침체로 은행 경영이 어려울 땐 공적 자금까지 투입했던 전례와 다르게, 사상 초유의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상생금융 대신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에 대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선배·동료 의원과 함께 은행권 성과급 체계를 종합적으로 정비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은행권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은행의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 고통이 크다"며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으므로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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