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하>] 비상상황 '경영공백' 빠르게 수습한 신한금융…후계 육성 체계 빛났다


GMC 플래그십 픽업트럭 '시에라' 인기↑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8일 서울 세종대로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새 신한은행장 후보로 정상혁 부행장을 추천했다. /신한금융그룹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신한은행 새 수장에 정상혁 부행장 내정…신한금융 신속 후임자 인선체계 눈길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신한은행 수장이 교체된다면서요.

-네, 지난해 12월30일 취임한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입니다.

-갑작스러운 수장 공백이 발생하면서 모두가 놀랐겠군요.

-네, 한용구 행장이 건강을 잘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신한은행장 '공백'이라는 비상상황에 업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스러울 만도 한데 정작 신한금융 측은 침착하고 빠르게 수습해나갔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우선 신한금융 측도 '경영공백'을 막기 위해 대행 체제가 아닌 곧바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정상혁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습니다. 한 행장이 사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로 다음 날입니다. 정 내정자는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주주총회를 거쳐 조만간 새 신한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정말 신속한 후임자 인선인데요.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거죠?

-그동안 체계있게 육성해온 후계자들 덕분이라는 게 신한금융 측 설명입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연말 새 은행장 후보에 대한 심의 과정을 통해 그동안 체계적으로 육성해온 다수 후보군에 대해 이미 폭넓은 검토를 해왔다"면서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새 은행장 후보 심의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의 후계 육성이 비상상황에서 빛을 발한 것이군요. 새로운 은행장에 오를 정 내정자는 어떤 인물인가요?

-정상혁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소비자보호센터장, 삼성동지점장, 역삼역금융센터장, 비서실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 요직을 역임했습니다.

특히, 이번 자경위에서 전통 은행산업의 특성과 최근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리테일, 기업금융 영업점장 근무시 탁월한 영업성과를 달성하는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변화관리 리더십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의 비서실장으로 일한 측근으로 알려지면서 지주와 시너지도 기대됩니다.

-그렇군요. 정상혁 내정자가 긴급 수혈을 통해 은행장에 오르는 만큼 한용구 행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따라 무거워진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는 동시에 어려운 은행업황 속에서도 리딩뱅크를 수성하기 위해 잘 헤쳐 나가야겠네요.

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진행된 GMC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GMC 엠버서더로 선정된 배우 정성일이 GMC 플래그십 픽업트럭 시에라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 "누가 화물차래?" 9000만 원 GMC 신차, 픽업 이미지 바꿀까

-마지막으로 자동차 업계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 산하의 픽업트럭·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 GMC가 플래그십 픽업 모델 '시에라'를 국내에서 출시했는데요. 인기가 심상치 않다고요?

-네. GMC는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플래그십 픽업트럭인 '시에라'를 공개했습니다. 시에라는 1987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5세대를 거치며 진화한 GMC의 대표 모델인데요. 국내에서 출시되는 최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입니다. 차량이 매우 큰데요, 도로에서 흔히 보는 '1톤 트럭'인 현대자동차 '포터'나 기아 '봉고'보다도 훨씬 큽니다. 포터와 봉고의 앞뒤 길이가 각각 5100mm, 5115mm인데, 시에라는 픽업트럭인데도 앞뒤 길이가 무려 5890mm나 됩니다. 좌우 너비도 봉고가 1740mm인데 시에라는 2065mm로 훨씬 넓어요.

-이렇게 커다란 픽업트럭이 인기를 끌고 있나요?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의 관심끌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시에라는 플래그십 모델인만큼 가격대가 만만치 않은데요. 가장 상위모델 중 하나인 '드날리 트림'이 9330만 원, 특별 한정판 모델인 '드날리 X트림'은 9500만 원에 육박합니다. 그럼에도 처음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초도 선적 물량인 100대가 완판됐습니다. 많은 물량이 아니긴 하지만, 매우 비싼 프리미엄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입니다.

-GMC의 시에라는 한국시장에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나요?

-성공한 상류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GM은 한국시장에서 '멀티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요. 쉐보레와 GMC, 캐딜락 등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을 모두 선보여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의도입니다. 여기서 GMC는 국내에 없는 프리미엄 픽업트럭을 선보이면서 각 분야에 성공을 이룬 전문가, 사업가와 같은 상류층을 공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간담회 당시 발표를 진행한 정정윤 GM 한국사업장 최고마케팅책임자는 "GMC 시에라는 다른 표준형 픽업트럭들과는 확연하게 차별화한 과감한 디자인과 웅장한 규모의 사이즈, 최첨단 사양의 기능을 지녔다"면서 "트렌디하고 다양한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시에라의 핵심 타깃 고객층의 페르소나에 완벽하게 적중하는 차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픽업트럭의 강자 쌍용자동차는 바싹 긴장해야겠네요?

-맞습니다.그래도 수입 브랜드가 쌍용차의 점유율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그간 픽업 시장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가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총 2만5905대가 팔리며 브랜드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습니다. 반면 GMC와 같은 소속인 쉐보레가 선보인 '콜로라도'는 2848대가 팔리는 데그쳐 큰 격차를 줄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쌍용차는 오히려 호의적입니다.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는 부가세 10% 환급, 저렴한 자동차세로 소상공인들이 주로 사는데 GMC와 쉐보레의 픽업은 레저를 즐기는 중산층 이상의 4050세대를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사실상 구매층이 달라 겹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인데요, 여기에 다양한 브랜드에서 픽업 모델을 출시하는 게 결국 시장을 활성화하는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아무리 고급스러워도 너무 트럭같이 생긴 게 아닌가요?

-맞습니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유독 픽업트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데요. 일단 도로 환경에서부터 너무 큰 차이가 있다 보니 픽업트럭이 '애물단지'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픽업트럭은 비포장도로가 많고 사람을 운송하는 것 외에도 다목적 수단으로 이용이 필요한 곳에서 사용됩니다. 한국은 포장도로가 많은 데다, 좁은 길도 많고, 주차 공간도 협소합니다. 게다가 쌍용차에서 생산한 픽업트럭을 대부분 소상공인들이 이용하다 보니 '화물차', '짐차'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미지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캠핑'과 '차박' 열풍이 불면서 픽업트럭 이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실제 구독자수 30만 명이 넘는 유명 차량 유튜버 '훼사원'은 렉스턴 스포츠를 직접 구매해 몰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화물차'에서 '레저차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 '수족관 메기' 이론이 있죠. 미꾸라지를 키우는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움직여 더욱 튼튼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쪼록 픽업트럭 시장에 GMC가 '메기' 역할을 해서 국내 자동차업체 픽업트럭의 경쟁력도 강화되길 기대해봅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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