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승진 기자] NHN이 게임 사업을 내건 올해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목표는 가치 제고다. 훌쩍 커버린 외형과 함께 내실을 다지기 위한 승부수다. 시장은 이번 청사진이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NHN은 지난해 사상 첫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면서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내실을 뜻하는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영업이익률(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도 최근 3년간 떨어지는 추세를 보여 외형 성장 효과가 수익성 감소로 인해 희석되는 모양새다.
NHN는 지난해 연간 매출 2조1156억 원을 기록하며 연 매출 2조 클럽에 처음 가입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7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8.4% 감소했고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3.2%포인트 줄었다.
정우진 NHN 대표이사는 지난달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총 7종의 신작 라인업을 선보여 게임 사업에서 강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창립 10주년인 올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룹 모태인 게임 사업을 중심에 배치할 것이란 포부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게임 개발 자회사 NHN빅풋을 합병해 게임 사업 역량을 본사로 통합했다.
게임 매출은 지난해 NHN 3대 사업 부문 가운데 약 21% 수준으로 결제·광고, 기타(기술·콘텐츠 등 포함)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 새 비중은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 2021년과는 비슷했고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3.7%포인트가량 감소했다.
NHN은 지난 2010년대 초반 게임 부문인 한게임이 내놓은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테라'가 약 1주일 만에 국내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당시 주류였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에는 큰 흥행작 없이 부침을 겪었다. 기업 분할된 뒤에는 역할수행게임과 총싸움게임 중심인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입지가 줄어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새해에는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있다. NHN은 올해 웹보드 게임 사업에서 지난 1월 출시한 '더블에이포커' 등 신작을 통해 젊은 이용자층을 공략한다. 일본 자회사인 NHN플레이아트는 유명 지식재산권과의 협업을 추진하는 한편 내년 출시를 목표로 3종의 신규 타이틀 개발도 나선다.
이런 가운데 이 회사 NOW 스튜디오가 올해 내놓을 예정인 자체 개발 신작 '다키스트데이즈'에 관심이 쏠린다. 캐주얼 게임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미드코어 게임이기 때문이다. 장르는 요즘 시장에서 화젯거리인 역할수행게임과 3인칭 총싸움게임의 특성을 결합한 루트 슈터다. 정우진 대표는 이를 가리켜 "미드코어 장르에 새롭게 도전한다"며 의미를 더했다.
NHN은 지난 2013년 8월 NHN에서 분할해 NHN엔터테인먼트로 출범했다. 그런 뒤 지난 2019년 4월 사명을 NHN으로 다시 바꿨다. 국내 IT기업의 상징인 NHN 가치를 계승하는 동시에 글로벌 IT기술 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