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6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온다. 차기 회장으로 노연홍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유력한 가운데 원 회장이 남긴 과제들을 안게 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협회는 오는 14일 이사회에서 노 전 수석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협회 이사장단은 윤성태 이사장(휴온스그룹 회장), 김우태(구주제약 사장), 윤재춘(대웅 부회장), 백승호(대원제약 회장), 권기범(동국제약 회장), 김민영(동아ST 사장), 장두현(보령 사장), 손지웅(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사장), 조욱제(유한양행 사장), 윤웅섭(일동제약 사장), 신영섭(JW중외제약 사장), 성석제(제일약품 사장), 김영주(종근당 사장), 허은철(GC녹십자 사장), 우종수(한미약품 사장), 안재용(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부이사장 등으로 구성된다.
원희목 회장은 오는 28일 임기가 만료된다. 원 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제21대 회장에 취임했으며 2019년 다시 임기 2년의 회장으로 연임했다.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단은 지난 2021년 1월 원희목 회장의 임기 연장을 의결했으며, 올해 2월까지 회장직을 맡게 됐다.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임기 2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연임된 회장에 한해 이사장단의 특별 결의로 1회 임기 연장이 가능하다.
노 전 수석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본부장과 인구아동정책관을 거쳐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장,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부총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코로나특별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2018년에도 원 회장과 함께 회장 후보로 거론된 노 전 수석은 보건복지 관련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서 노 전 수석의 선임을 확정한다면, 그는 취임 후 원 회장이 남겨둔 과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원 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6년간 실질적으로 도출된 결과가 많지는 않았지만, 결과 도출을 위한 전 단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성과가 나올 거라 믿는다. 다음 회장이 할 거라 믿는다"며 차기 회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다. 원 회장은 그간 제약바이오 산업의 비약적 성장을 위해 정부의 통합적 육성·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제약주권 확립, 글로벌 시장 진출 환경 조성 등의 정책공약을 제안했으며 이중 가장 절실한 공약으로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를 꼽았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지난해 7월 대통령, 국무총리, 정부 부처 위원회 629개 가운데 30% 이상 정비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가 원안보다 축소돼 설립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조한 의약품 자급률도 해결해야 한다. 앞서 원 회장은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2030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정부에 보건안보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은 미흡한 상태다.
완제의약품 자급률은 2011년 80.3%에서 2021년 60.1%로 감소했으며,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21년 24.4%에 그친다.
원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설립한 인공지능(AI)신약개발센터,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걱정도 차기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원 회장은 "차기 회장도 현재 협회가 추진 중의 사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이 다음 단계에서 진행될 사업들은 더 깊이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