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지주전환 가속화…공통 키워드 친환경·비철강


철강산업 비중 줄이고 신사업 확장 구조 개편
포스코홀딩스 지주 전환 후 비철강 영업이익 비중 18.6% 증가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철강회사들이 친환경 신사업 확대에 유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POSCO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POSCO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포스코그룹에 이어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철강업계 전반으로 지주사 전환 움직임이 활발하다. 탄소배출 규제와 같은 시장환경에 대응하고, 사업다각화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구조를 마련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오는 5월 17일 주주총회를 열어 철강부문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사회를 개최해 인적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 임시 주주총회 소집 승인의 건 등을 의결했다.

안건이 통괴되면 오는 6월 1일에 존속법인 '동국홀딩스'와 철강 사업을 열연과 냉연으로 전문화한 신설법인 '동국제강', '동국씨엠'으로 분리된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다.

세아베스틸도 지난해 4월 존속법인 세아베스틸지주와 신설법인 세아베스틸로 분할했다. 이번 분할로 인해 세아베스틸지주는 특수강 사업 전문 지주사로서 자회사의 전문적 전략 수립·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맡고, 세아베스틸은 사업회사로 특수강 제조에 주력한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 신사업 개발과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3월 물적 분할을 통해 철강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POSCO'를 분리하고 그룹은 사업·투자 등을 맡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로 유지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사업회사를 100% 소유하는 형태다.

현대제철의 경우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스테인리스 사업을 현대비앤지스틸에 양도해 핵심 사업과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실시했다. 앞서 지난해 현대제철은 대표 적자 사업이었던 단조사업부문을 분리해 현대IFC를 신설했으며, 컬러강판 사업을 중단하고 열연 전기로도 폐쇄했다.

철강사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철강 부문을 분리하는 것은 저탄소·친환경 중심의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사업을 적극 발굴·육성하려는 조치다. 철강업에 치중된 기업의 정체성을 줄이고, 이차전지와 수소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지주사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나온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84조8000억 원 가운데 포스코의 매출이 42조6950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비철강 4대 계열사(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포스코에너지·포스코케미칼)의 매출은 52조1850억 원으로 철강보다 더 많았다. 4개 사의 매출 비중은 61.6%로 전년(59.5%)보다 3.1%p 상승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4대 비철강 계열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5650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32.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13.6%)보다 18.6%p 증가한 수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과 같이 친환경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존 사업구조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성장성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철강산업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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