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방 사업장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재용 회장은 직접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살펴본 뒤 주요 경영진들과 △IT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 △전장용 디스플레이 사업 현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JY, 잇단 지방 사업장 방문…"협력사 넘어 지역과 상생"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국내외 구분 없이 글로벌 주요 무대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취임 이튿날부터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협력업체를 방문하는 것으로 첫 행보를 시작한 데 이어 주요 계열사 지방 사업장을 잇달아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과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 지역 중소기업을 방문했고, 지난 1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재용 회장이 국내 일정 대부분을 '지방 사업장' 챙기기에 할애하는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지역 협력회사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넘어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발걸음'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지방 사업장을 선택하고,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을 둘러본 것은 그 자체만으로 '상생 경영' 의지를 강조한 메시지로 보인다"며 "삼성과 협력회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넘어 '지방과의 상생'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방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최근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행선지가 '삼성전자'에 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며 "전자 계열사는 물론 비전자 계열사까지 '삼성'에 소속된 임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현장 경영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삼성디스플레이' 방문=신규 투자 구상 짜기 일환
이재용 회장이 '지방 사업장'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은 것을 두고도 업계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새로운 투자 구상을 위한 현장 경영으로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와 고용은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경영진에게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장 임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기술개발을 직접 점검하는 과정이 공격적 투자를 구상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 때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LCD의 경우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OLED 또한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중요한 변곡점에 섰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경쟁 격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이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사업장별 삼성청년SW아카데미 찾아…'SW 인재' 확보 집중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행보에서는 소프트웨어(SW) 분야 인재 확보를 위한 의지도 읽힌다.
이재용 회장은 광주와 부산, 대전 지역을 방문할 당시 각 사업장에 있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를 방문해 교육생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SSAFY는 2018년 삼성이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으로 시작된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국 주요 도시에 만들어진 SSAFY는 지역 청년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높여주는 동시에 지역 산업에 필요한 'SW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재까지 3,486명의 수료생이 취업에 성공해 SW개발자의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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