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지난해 서울에 사는 세입자 3명 중 1명은 100만 원이 넘는 월셋집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전셋값 등 목돈 마련이 어려워진 데다가, 전세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면서 월세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 전체 9만9379건 중 3만6034건이 100만원 이상 고액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세입자의 36.2%에 달하는 숫자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도 31.0% 늘었다.
지난해 고가 월세 거래량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3만3116건 △경기 2만7663건 △인천 5141건 △부산 3632건 △대구 2672건 △충남 1266건 △경남 1062건 △충북 964건 등 순이었다.
월세 100만 원 이상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상승세다. 2017년 2만4015건을 기록했던 것이 △2018년 2만4395건 △2019년 2만6051건 △2020년 3만2668건으로 뛰었다.
월 1000만 원 이상의 초고가 월세 계약도 체결됐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가장 월세가 높은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소재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이다. 전용 면적 273.96㎡(6층)인 이 아파트는 3월 보증금 4억 원, 월세 4000만 원에 계약됐다. 지난달에는 서울 성동구 소재의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전용면적 162㎡가 보증금 5억 원, 월세 2000만 원에 계약됐다. 같은 달 서울 서초구 소재 ‘리더스빌’ 전용면적 214㎡는 보증금 없이 월세 1110만 원에 계약됐다.
이와 같은 고액 월세 세입자 증가는 잇따른 금리 인상 영향으로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전세 보증금 사기 피해가 속출해 전세 수요가 월세 수요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깡통전세나 전세 사기 피해 우려 등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고액 월세 거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