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려야 산다" 자동차업체, 금리인하 경쟁 본격화


60개월 무이자 할부·할인 등 대응책 마련

현대자동차와 기아,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변동금리 상품, 무이자 할부 등 금리 부담을 낮춘 프로그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현대차), 기아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할부 금리를 낮추고 할인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높이기 위한 해법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할부 금리를 3개월 단위로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연동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3개월 단위로 CD금리에 따라 할부 금리를 조정한다.

예를 들어 할부로 신차를 구입하고 3개월 뒤 CD금리가 1.0%p 떨어졌다면, 할부 금리도 1.0%p 낮아진다. 만약 CD금리가 오르면 원리금과 부대비용만 상환하고 대출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는 금리 인상 시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도 상환 수수료도 무료로 책정했다.

기아는 고객이 할부 기간, 유예율(계약기간 만료 시 완납해야 하는 금액의 비율), 선수율(선수금 비율)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커스텀 할부' 프로그램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선수율에 따라 6.8~7.2%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이달 전 차종을 대상으로 최대 12개월 2.9%, 최대 24개월 3.3% 등 저금리 할부 상품을 선보였다. 차종별 조건에 따라 최대 150만 원 특별할인이 제공되며, 기존 차량의 중고차 처분 시 최대 40만 원 추가 혜택을 지원한다.

쌍용자동차는 렉스턴 차량 구매 고객에 60개월 무이자 할부(선수율 50%)를 제공하는 '마이 스타일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렉스턴을 일시불로 구입하면 최고 25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며, 토레스·코란도·티볼리 등도 선수금에 따라 36개월 할부 시 연 5.9% 이자를 적용한다

기아의 신차 구매 프로그램을 요약한 인포그래픽. /기아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금리 인하와 할인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최근 고금리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신차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을 구매할 때는 캐피탈사나 카드사 할부를 이용하는데, 이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창구가 없어 자금 대부분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통해 조달하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비싸다.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금리가 치솟아 여전사 조달비용도 급등하면서 차량을 구매시 10%대의 고금리 상품을 이용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리 부담에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신차 출고 대기기간도 덩달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 제네시스 GV70의 경우 지난해 11월 기준 대기기간이 16개월에서 올해 1월 6개월로, 제네시스 GV80 2.5 휘발유 모델은 30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됐다. 기아의 쏘렌토는 10개월에서 5개월로, 카니발도 16개월에서 6개월로 짧아졌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과 같은 거시경제 요인이 자동차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겟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환경이 지속될 경우 수요가 위축되고 공급 정상화와 맞물리면서 자동차산업 전반의 업황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목돈이 드는 자동차 구매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조금이나마 고객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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