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매출과 신규 수주는 늘었지만 주요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이 감소하며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건설 원자재 가격이 올라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이 조정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건설원가가 유지되고 있고, 주택사업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업계가 위기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수주액과 매출액을 불리며 몸집을 키웠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22.8% 감소한 5820억 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4850억 원으로 12.5% 줄었다. 이는 매출과 수주액이 호실적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 21조2391억 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17.6% 성장했다. 신규수주도 역대 최대치인 35조4257억 원을 기록했다.
연결회사인 현대엔이지니어링은 원자재 가격 급등, 외주비 등의 비용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38.5%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진행 중인 사업활동의 수익성 지표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계속사업이익)이 4분기 적자전환했다. 현대건설의 계속사업이익은 연간 76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환율의 영향으로 환차익이 회계에 반영되며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며 "손실의 대부분이 단기적인 비용증가의 원인으로, 올해 들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주택사업부문의 원가율이 증가한 영향이다. 신규 수주가 16조74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 2018년 이후 내리막을 타던 매출액도 지난해 12조2990억 원으로 전년보다 36.1% 반등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
같은 기간 GS건설의 영업이익은 5546억 원으로 지난 2021년 6465억 원보다 무려 14.2%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4분기 적자 영향으로 연간 4398억 원 수준을 나타내며 소폭(2.58%) 증가하는데 그쳤다.
GS건설 관계자는 "작년 건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기존에 진행하던 국내 주택사업의 원가율을 조정 반영해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하반기 들어 수익성이 악화돼 보이는 것도 연초 대비 보수적인 원가율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건설업계 전망은 어둡다. 금리인상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주택사업 침체가 예상되고 있고,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던 정비사업 부문도 작년 만큼 발주가 활발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지난해부터 국내 정비사업 입찰에서 유찰이 잇따르는 것은 주택사업 경기가 악화한 반증"이라며 "작년 초에 비하면 아직도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올해 분양사업 악화도 예상돼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사의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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