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 지분 양도 반대 채권자 등장…경영권 분쟁 불씨 여전


제이더블유에셋 "휴마시스, 무자본 M&A업자에 주식 매각"
휴마시스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

휴마시스는 지난 27일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가 보유한 지분을 화장품 제조 기업인 아티스트코스메틱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휴마시스

[더팩트|문수연 기자] 체외진단 전문기업 휴마시스가 최대주주를 아티스트코스메틱으로 변경하면서 소액주주들과의 경영권 분쟁이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지분 양도를 반대하는 채권자가 등장하면서 경영권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 휴마시스, 아티스트코스메틱과 지분 양도 계약 체결…경영권 분쟁 소송도 취하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마시스는 지난 27일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가 보유한 지분을 화장품 제조 기업인 아티스트코스메틱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지분 양도 계약에 따라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차 대표와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259만주(총 발행 주식수의 7.65%)를 인수한다. 양수도 금액은 총 650억 원이며, 잔금 585억 원은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월 28일 지급될 예정이다.

주식양수도를 완료하면 아티스트코스메틱는 휴마시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임시주총에서 아티스트코스메틱이 지정한 이사진이 새로 선임되면서 경영권도 이전될 예정이다.

이로써 휴마시스는 소액주주들과 겪고 있던 경영권 분쟁을 종결하게 됐다.

앞서 휴마시스 소액주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검사키트 판매로 3800억 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이 발생했지만 경영진이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휴마시스 지분 5.45%를 확보한 구희철 씨 외 특별관계자 4인은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으며, 소액주주모임은 지난해 10월 임시주총에서 회사가 제출한 △이사 보수 한도 30억 원 상향 △사내이사·사외이사·상근감사 선임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를 위한 이사 해임 관련 정관 규정 신설 등의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이에 휴마시스는 지난달 소액주주모임 대표 A씨를 업무방해죄로 형사고소했다. 지난해 10월 임시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행사를 위해 소액주주의 지분을 모으는 과정에서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모임은 다음 달 2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상근감사 선임 등 3개의 안건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전문경영인(CEO)을 선임해 경영을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차 대표는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이 깊어지자 지난 17일 신년사를 통해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느라 주주님들께서 주신 고견을 섬세하게 담아 듣지 못해 죄송하다.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현금배당 확대, 소통 창구 마련, IR 활동 강화 등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신규 투자,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약속했다.

또한 휴마시스는 소액주주모임이 신청한 경영권 분쟁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휴마시스의 새 주인이 된 아티스트코스메틱은 휴마시스의 주력사업인 체외진단키트 사업에 매진해 제품개발, 판로개척 등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2월 경기도 군포시 휴마시스 공장에서 신속항원검사 키트가 생산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아티스트코스메틱 "경영상 불안요소 해소…신규사업 진출할 것"

휴마시스의 새 주인이 된 아티스트코스메틱은 화장품, 경영 컨설팅을 주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미래아이앤지가 최대 주주로, 미래아이앤지는 고액 자산가로 알려진 남궁견 회장이 이끌고 있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지분 양도 계약 후 "휴마시스에서 소액주주 모임과 하던 분쟁 관련 소는 모두 취하됐다. 신규 경영진의 새 경영방향 제시와 사업추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궁 회장은 "휴마시스의 주력사업인 체외진단키트 사업에 매진해 제품개발, 판로개척 등 역량을 강화하겠다. 경영상 불안요소가 모두 해소된 만큼 탄탄한 사업을 기반으로 신규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새 주인을 맞이함과 동시에 소액주주모임과의 분쟁도 끝나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만큼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면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는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이 깊어지자 지난 17일 신년사를 통해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느라 주주님들께서 주신 고견을 섬세하게 담아 듣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휴마시스

◆ 휴마시스 새 주인 반대하는 채권자 등장 "계약 진행 금지해달라"

다만 아티스트코스메틱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을 반대하는 채권자가 나타나면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휴마시스는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주식매매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는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 등 휴마시스 대주주들이 회사 경영권을 무자본 M&A업자로 알려진 남 모 씨에게 넘기는 내용으로 주식매각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 대표 등이 아티스트코스메틱과 체결한 휴마시스 주식 양수도 계약 진행을 금지해달라"고 청구했다.

휴마시스는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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