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국제유가가 러시아산 원유 공급 증가 전망과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 출현 등의 영향으로 27일(현지시각) 하락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번 주에 2% 하락하면서 배럴당 80달러 아래에서 한 주를 마쳤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6%(1.33달러) 하락한 배럴당 79.68달러에 마감됐다.
이번 한 주 동안 WTI는 2% 떨어졌다.
영국 런던 ICE거래소에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도 0.9%(0.81달러) 내린 배럴당 86.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기준으로 브렌트유는 직전주에 비해 3센트 오른데 그쳤다.
국제유가는 예상을 웃돈 미국 경제성장률과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해제로 수요가 급속회복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하락반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7일 지난해 4분기와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2.9%, 2.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경제가 성장한다는것은 원유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시장은 이를 가격에 반영한것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잇따라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1.6%, 마이너스 0.6% 역성장한 뒤 3분기에 3.2%로 크게 반등했다.미국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 창궐 첫해인 2020년 3.4% 역성장한 뒤 경제재개해인 2021년에는 37년 만의 최대치인 5.9% 성장했다. 특히 중앙은행의 급격한 연속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12월 실업률 3.5%에 그치고 민간 기업 일자리가 22만 개 늘면서 경제가 순항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서방의 추가 제재로 공급이 줄 수 있고, 다음달 1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 가 장관급 감시위원회에서 생산량 현 수준에소 동결할 있다는 관측 등이 유가를 떠받쳤다.
반면, 러시아의 발트해 연안 항구에서 올해 1월 원유수출이 아시아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12월보다 5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게 원유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러시아 우스트-루가(Ust-Luga)항의 우랄산 원유와 카자흐탄산원유(KEB) 선적량은 지난달 1일부터 10일 사이 90만 배럴에서 다음달 같은 기간에는 100만 배럴로 늘어날 수도있다고 CNBC는 전했다.
여기에 미국 선물원유의 인도지인 쿠싱에서 원유재고가 420만 배럴 증가했다는 소식은 WTI 가격을 짓눌렀다.
미국 뉴욕의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러시아산 원유공급이 다음달에도 강하다면 유가는 계속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주말을 앞두고 차익실현도 유가를 밀어내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달 31일부터 2월1일까지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0.25% 금리 인상 전망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국제유가는 달러 가치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가고 달러가치도 상승하게 마련이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는 "원유 중개업체들이 1일 OPEC+ 회의와 FOMC 결정, 2월 5일 예정된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정제 석유 제품 수입 금지 계획 등을 앞두고 차익을 실현하고 안전한 포지션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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