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우리금융 임추위…내부 '이원덕'·외부 '임종룡' 맞대결 펼치나


임추위, 오후 회의 열고 숏리스트 선정
이원덕·임종룡 유력 후보 거론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27일 오후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2차 후보군을 선정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출 레이스가 본격화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양강 구도로 가리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오후 두 번째 회의를 열고 2~3명의 차기 회장 2차 후보군을 선정한다.

앞서 임추위는 지난 18일 차기 최고경영자(CEO)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내부 출신 6명과 외부 인사 2명 총 8명을 확정했다.

내부 인사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 6명이 포함됐으며,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추천됐다.

임추위는 평판 조회 결과를 반영해 2차 후보군을 확정하고, 2월께 면접 등을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한달 전엔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다음 달 초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 이원덕·임종룡 양강 구도…'외부출신' 반발 변수로 작용할 듯

업계에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2파전' 대결 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각 후보의 이력이나 그간의 분위기 등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무게감을 지닌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먼저 단연 주목을 받는 후보군은 그룹 내 '2인자'인 이원덕 우리은행장이다.

이원덕 행장은 1990년 8월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 검사실 수석검사역, 자금부장, 우리금융지주 글로벌전략부장, 우리은행 미래전략단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요직을 거쳤으며, 지난해부터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이원덕 행장이 30년 넘게 그룹에 몸담으면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이 행장에게 기대를 거는 눈치다. 그는 사업 전반에 해박할 뿐만 아니라 임직원과도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여기에 이원덕 행장은 용퇴를 결정한 손태승 회장을 대신해 그룹 내부를 정비하는 데 신경을 기울여온 만큼 우리금융의 '조직 안정'을 위해 이 행장이 차기 회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임추위는 2월께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우리금융그룹 건물 외관의 모습. /우리금융그룹 제공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1959년생인 임종룡 전 위원장은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원장과 국무총리실 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지낸 전통 관료 인물이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2013년부터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임종룡 전 위원장은 자신이 롱리스트에 포함된 사실을 전달받고 고심을 거듭하다 최근 후보 수락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임종룡 전 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직을 수행하면 금융당국과의 소통 측면에서 내부출신 인사들보다 강점을 보이리라고 평가가 나온다. 또한 지난해 횡령, 불법 외화송금 등 우리은행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에 '외부수혈'을 통해 우리금융 안팎을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다만 외부출신에 대한 우리금융의 강한 거부감은 막판까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금융 노조는 임종룡 전 위원장의 차기 회장 후보군 포함에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노조 측은 "임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재경부에서 커온 행정가이지 금융전문가라고 볼 수 없다"며 "우리금융은 임직원들의 각고한 노력으로 2021년 완전민영화를 이뤘다. 임직원들의 노고와 기여를 봐서라도 내부출신을 우리금융 회장에 임명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여론을 의식해 외부출신보다는 내부출신인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 많은 관측이 오가고 있다"며 "사실상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 간 양강구도가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관치금융'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며 "임추위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둬서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