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은행 강화'로 몸집 불린다…M&A 경쟁 치열 예고


우리금융 다올인베스트 인수 추진
지난해 2금융 업황 악화에…매수자 합리적 가격 인수 기대

올해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 열기가 뜨거워질 전망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사들이 올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비은행 분야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동안 숨죽였던 금융권 M&A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최대 주주인 다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을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우리금융에 매각한다.

인수 금액은 2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세 실사 후 최종 주식매매계약(SPA) 협상 등을 거쳐 오는 3월 이내에 인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이 포문을 연 가운데 금융권 M&A 시장 열기가 뜨거워질 전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강신숙 수협은행장 등이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M&A를 꼽았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최우선 전략은 '비즈 핵심역량 가치 상승'과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증권과 보험, 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수협은행의 금융지주 전환을 위해 자산운용, 캐피탈사 인수를 우선 순위로 점찍으며 연내 한 곳 이상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역시 비은행 계열 강화를 위해 보험·카드 부문 M&A를 포함한 적극적인 투자를 거론했으며,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지 살펴보겠다는 표현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 인수를 내비쳤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강신숙 수협은행장 등이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M&A를 꼽았다. /더팩트 DB

이처럼 금융권 수장들이 일제히 비은행 강화를 위한 M&A 카드를 만지는 이유는 포트폴리오 확대로 수익성 다각화가 급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자이익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 시각이다. 금융당국이 금리 개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이자이익은 논란을 키울 수 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비금융 강화를 힘쓴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와 달리 시장 상황이 급변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다수의 증권·보험사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M&A 매물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금융사들의 가격 거품이 빠져 매수 적기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증시 하락과 경기 침체 공포로 인해 증권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MG손보와 KDB생명이 이미 매물로 나와 있으며, 이외에도 ABL생명과 AIA생명, 동양생명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들과 악사손보와 롯데손보 등이 업계 내에서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AIA생명의 경우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매각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수협은행도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며 "지난해부터 증권·VC·보험 등의 업황이 어려워진 점이 매수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에 매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올해 활발한 M&A가 추진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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