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내 기업 경기 전망이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월 BSI 전망치는 2020년 8월(81.6) 이후 2년 6개월(30개월) 만에 최저치인 83.1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부터 11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BSI는 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긍정적 경기 전망, 100보다 낮으면 전월보다 부정적 경기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업종별 2월 BSI는 제조업(81.4)과 비제조업(85.1) 모두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며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은 기준선을 초과한 세부 산업이 전혀 없었다. 국내 3대 수출품목(반도체·석유제품·자동차)을 포함한 업종(전자·통신, 석유정제·화학, 자동차·기타운송)이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부진했다.
3대 수출 주력업종이 5개월 연속으로 동반 부진 전망을 나타낸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주력업종의 수출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의 침체 강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세부 산업 중에서는 전기·가스·수도(100.0)만 기준선 이상을 기록했으며, 정보통신(75.0)은 글로벌 IT업황 부진 여파 등으로 전월 대비 최대 낙폭(30.9포인트)을 보이며 가장 부진했다.
2월 조사부문별 BSI는 △자금사정 87.9 △투자 89.0 △채산성 89.5 △내수 89.5 △수출 90.9 △고용 96.0 △재고 105.4 등 전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2022년 10월부터 5개월 연속 전 부문 부진했다. 특히 내수(89.5)와 수출(90.9)은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연속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월 제조업 재고 BSI는 110.1로 2020년 7월(112.9) 이후 2년 7개월(3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확대 전망은 최근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로 기업들의 판매부진이 심화됨에 따른 것으로, 전경련은 재고물량이 지속 증가할 경우 신규투자와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경기 불확실성 심화로 기업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심리 제고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시설투자세액공제율 확대를 조속히 입법화하는 한편,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 기업경영환경 개선에 보다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