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韓 인플레 둔화 속도 더딜 수도…부동산 어려움 나타날 수 있어"


한은 총재,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올해 물가 중점을 두며 경기·금융안정 상충관계 고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며 "부채문제로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단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부동산 관련 부문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8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국과 비교한 한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을 주제로 모두발언을 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 "올해는 국가별로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식품·원자재를 포함한 경제 내 총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 둔화 흐름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이 CPI(소비자물가지수)에 뒤늦게 반영되며 주요국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지난해 유로지역의 전기·가스요금 등 에너지요금 상승률이 40%를 웃돈 반면 한국에선 13%에 그친 점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유가 수준이 지난해보다 낮아지더라도 한국의 경우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압력이 올해 중 전기·가스요금 등에 뒤늦게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원인플레이션은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경기하방압력이 커지면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올해는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 및 금융안정과의 trade-off(트레이드 오프·상충)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행은 이러한 정책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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