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을 두고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KT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도 미뤄지고 있다. 당초 KT는 설 연휴를 전후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해 2월 중 이를 시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나 임원인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KT 정기 이사회 이후 전무급 이상의 임원들과의 미팅에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일정을 연기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통상 매년 11월~12월 중으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구 대표가 연임의 뜻을 밝힌 뒤, 차기 대표 후보 최종 확정까지의 기간이 길어지며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등의 일정도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지속가능한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전환'을 목표로 연임 출사표를 던졌다. KT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3일 총 5차례의 연임 우선심사를 통해 이사회에 '연임 적격' 결과를 밝혔지만, 구 대표의 복수 후보 심사 요청에 추가 후보 검토와 심사를 거쳤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에야 구 대표를 오는 3월 주주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구 대표의 연임이 난항을 겪은 것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구 대표가 최종 대표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기준 KT 주식 10.03%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강철 KT 사외이사가 사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이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인사다. 업계에서는 이 이사가 구 대표의 연임과 관련한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진 사임을 발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T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은 같은 해 12월 이미 관련 절차를 마쳤다.
KT 관계자는 "정확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단행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KT는 지난 2021년 11월 발표한 조직과 인사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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