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은행 실적‧인플레 완화 기대감에 상승…나스닥 0.71%↑ 웰스파고 3.25%↑


12월 CPI 둔화에 이어 미시간대 1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완화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은행실적과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13일(현지시각)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직원이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AP.뉴시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뉴욕 주식시장 주요 지수는 마지막 거래일인 13일(현지시각) 은행 실적 발표와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으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은행들은 전문가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을 냈지만 경기침체 시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중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33%(112.64포인트) 상승한 3만4302.6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0.40%(15.92포인트) 오른 3999.0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71%(78.05포인트) 상승한 1만1079.16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67%, 4.82%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두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2주 연속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한 주간 2%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S&P 500 구성 11개 업종 중 임의소비재(0.97%)와 금융(0.71%) 등 8개 업종 관련주 주가는 상승하고 부동산(-0.61%)과 유틸리티(-0.44%), 산업(-0.12%) 등 3개 업종 관련주 주가는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2.52% 뛰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주가도 각각 2.20%, 1.69% 상승했다. 웰스파고 주가는 3.25% 급등했다. 골드만삭스는 1.1% 올랐다.

빅테크 대장주인 애플 주가는 1.01% 올랐으며 전자상거래 거인 아마존은 2.99% 급등했다. 구글모기업 알파벳은 1.09%, 마이크로소프트는 0.3% 상승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구겐하임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조정한 데다 미국과 유럽 내 차량 판매가격을 인하한 것 등의 영향으로 0.94% 빠졌으며 경쟁사인 루시드그룹도 1.94% 하락했다.

석유메이저 셰브런 주가는 0.27% 상승했으나 엑슨모빌은 0.09% 내렸다.

주식 시장은 장 초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은행들이 경기침체를 대비한다는 방침에 약세를 보였다가 반등 마감했다.

웰스파고는 순익이 주당 67센트, 28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1.38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매출액이 196억 6000만 달러로 5.7% 줄고 시장조사회사 리피니티브 예상치 199억 8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웰스파고는 9억5700만 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아뒀다면서 "지난 몇 분기보다 경제가 더 나빠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도 예상을 웃돈 실적을 발표했지만 "완만한 침체가 중심 시나리오여서 신용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규모를 전 분기 대비 약 49% 늘린 23억 달러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JP모건의 4분기 순익은 주당 3.47달러로 시장 예상치 3.07달러를 크게 웃돌았으며 매출액도 시장 예상치 343억 달러보다 많은 355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시장 전망치를 넘는 실적을 발표하는 동시에 "완만한 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순익이 21% 줄었다. 4분기 순익은 25억 달러로 전년 동기(32억 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주당 1.10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1.14달러를 밑돌았다. 매출액은 180억 1000만 달러로 리피니티브가 설문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179억 달러로 조금 넘어섰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헬스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익과 매출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내려갔다. 델타항공은 3.54%, 유나이티드헬스는 1.23% 하락했다.

재난은 하나만 오지 않는다는 말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딱맞다. 최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를 위한 테슬라 주식 매각,잇따른 차량 화재에 이어 증권사의 투자의견 하향조정으로 테슬라 주가는 120달러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13일(현지시각) 0.94% 내린 122.40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3865억 달러로 줄었다. 최근 부산 만덕2터널(미남로터리 방향) 입구에서 운행 중인 테슬라 전기차에 불이 나 거의 다 탄 모습./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예고해 시장 분위기 살리는 데 일조했다. 전날 나온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1월에 비해 0.1% 내리고 전년 동월에 비해 6.5% 상승하는 데 그친 데 이어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전달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와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1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로 지난해 12월 4.4%에서 내려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전달의 2.9%에서 소폭 상승했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두 달 연속으로 상승했다. 지수는 64.6으로 11월 확정치 59.7에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0.7도 웃돌았다. CNBC는 " 그럼에도 1년 전에 비해 약 4%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달보다는 0.4%, 전년 동월보다는 3.5% 각각 상승했다. 에너지 수입물가가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은행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만큼 부정의 뉴스를 잘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로스 메이필드(Ross Mayfield) 베어드 투자 전략 분석가는 이날 CNBC방송에 "은행 실적이 초반에는 주가에 부담을 줬으나 어느 정도 예상된 부정적 소식이라 투자자들이 이를 무시하면서 심리는 반전됐다"면서 "은행들은 실적 시즌을 선도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더 큰 그림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필드 분석가는 "금융주들은 블록버스터 분기를 보낼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았다"면서 "지난 몇 주간 시장이 촉매없이 잘 반등해왔기 때문에 실적 시즌에 약간의 차익실현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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