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일회성 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 수의 증가와 비통신 신사업 성과로 인해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6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4분기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각사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은 연결 3160억 원으로 컨센서스(3130억 원)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연결 영업이익 1774억 원의 실적이 예상된다. 이는 컨센서스인 2372억 원을 하회하는 금액이다. LG유플러스는 연결 영업이익 2504억 원으로 컨센서스(2273억 원)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계절적 특성을 감안할 때,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감소 폭이 클 전망"이라며 "아무래도 KT의 일회성 인건비 증가(1500억 원)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신 3사의 4분기 실적 부진이 내용상으로는 그리 부진한 실적으로 평가받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연구원은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것은 사실상 KT의 인건비에 기인한 것이 크기 때문"이라며 "2023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지난 4분기 실적 전망치 변화로 인한 이익 전망치 하향 작업이 본격화되지는 않으리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022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합산 연 매출은 56조93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3사 영업이익 합산액은 4조4601억 원으로 추정돼 지난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4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3사 매출을 각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 매출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17조3273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9.7% 늘어난 1조660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7.2%, 6.2% 증가해 매출 25조6479억 원, 영업이익 1조7760억 원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매출 13조9595억 원, 영업이익 1조2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8%, 4.5%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ARPU가 높은 5G 가입자 증가'가 지난해 통신 3사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통신 3사 5G 가입자 수는 2740만7226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2013만9894명) 대비 726만7332명이 증가한 숫자다. 또한 통신 3사 모두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중 5G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53%, KT는 57%, LG유플러스는 50%의 이용자가 5G 서비스에 가입했다.
아울러 통신 3사가 육성하고 있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IDC), 콘텐츠 등의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창출되며 연간 실적 개선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SK텔레콤은 'AI컴퍼니',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LG유플러스는 '4대 플랫폼 기반의 U+3.0'을 비전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육성해 왔다.
SK텔레콤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통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생활구독서비스 'T우주'의 이용자가 140만 명으로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SK텔레콤은 주요 서비스에 AI를 연결하는 작업을 지속해 오는 2026년 기업가치 40조 원 시대를 연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KT는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전략에 따라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KT의 '시즌'을 합병해 콘텐츠 부문에서의 시너지 창출에도 도전하고 있다. KT는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 케어·웹 3.0 등 4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통신사를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27년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 4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김 연구원은 "2023년 1분기 국내 통신사 실적은 '역대급'이었던 지난해 1분기를 뛰어넘은 또 하나의 역대급 실적이 될 전망"이라며 "이동전화 매출액 증가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마케팅비용과 감가상각비는 정체될 것이며 인건비 증가 부담도 경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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