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에 비해 6.5% 오르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의사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다음달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CPI가 전년 대비 6.5% 오르며 전월(7.1%)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12월 CPI 상승률은 다우존스가 조사한 이코니미스트들의 전망치인 6.5%와 부합했다. 12월 CPI는 전월과 견주면 0.1% 떨어졌다.
미국 CPI 상승률은 최근 6개월 연속으로 둔화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를 기록한 이후 7월부터 12월까지 지속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보다는 5.7% 올랐고, 전월보다는 0.3% 상승했다. 이 또한 시장의 예상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CPI의 전월 대비 하락은 휘발유 가격이 전월과 견줘 9.4% 급락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휘발유 가격은 전년에 비해서도 1.5% 내렸다.
지난해 초반 인플레이션 급등을 주도한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2.5%, 전년 대비 8.8% 하락했다.
반면 식품 가격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3% 올랐다. 임대료는 0.8% 상승했다. CPI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임대료는 전년에 비해서는 7.5% 뛰었다.
12월 CPI에서 인플레이션 압력 감소가 확인됨에 따라 Fed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내달 1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는 분위기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25~4.5%에서 4.5~4.75%로 상향된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미국의 기준금리) 선물은 Fed가 이번 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확률을 76.7%로 반영하고 있다. 0.5%포인트는 23.3%에 불과하다.
아울러 CPI 보고서 공개 직후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의 패트릭 하커 총재도 "Fed가 금리인상의 끝을 향한다면 금리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올리는 점진적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앞서 1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어 Fed가 다가오는 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콜린스 총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느리게 하면 금리결정을 하기 전에 들어오는 데이터를 평가할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 많은 정확성과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다음 회의에서는 0.25% 포인트와 0.5% 포인트 인상 모두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