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중구=이성락 기자] "국내 태양광 시장이 활활 불타오를 것을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준비하겠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신년 미디어데이에서 한국 태양광 시장과 관련한 투자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쉽게 말해 '때가 아니다'라는 의미로, 이구영 대표는 "추후에 한국에서의 생산과 연구개발(R&D), 고효율 모듈·신규 제품에 대한 투자를 계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구영 대표는 국내 태양광 제품 수요가 어느 시점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나 내년은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단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율이 줄었기 때문에 국내 수요가 정체 중이지만,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등에 따라 재생에너지원이 설치돼야 하는 건 맞다"며 "특정 기간이 넘어가면 폭발적 수요가 예상되고, 이를 대비해 (투자를) 준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디어데이는 3조2000억 원 규모의 북미 투자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상황과 달리 고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태양광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조성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3조2000억 원의 투자는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게 한화솔루션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 5단계 가운데,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개 제품을 한 곳에서 생산하는 등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조지아주 달튼 공장의 생산 능력 확대, 조지아주 카터스빌 신규 공장의 생산 본격화 등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다.
이구영 대표는 "'솔라 허브'는 매년 20% 안팎 급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태양광 산업의 핵심 생산 기지가 될 것"이라며 "한미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업을 지속해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먼저 한화솔루션은 카터스빌에 총 3조 원을 투자, 내년 말 상업 생산을 목표로 각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 단지를 건설한다. 카터스빌은 조지아 주도인 애틀란타에서 자동차로 약 55분 거리, 기존 모듈 공장이 있는 달튼에서 약 33분 거리에 있다. 접근성이 좋아 물류 운영이나 인력 채용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평가다.
달튼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기존 1.7GW에서 올해 말까지 5.1GW로 확대한다. 올해 상반기 중 1.4GW 규모 생산 라인 증설을 끝내고, 연말까지 2GW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이 내년 말 공장의 신·증설을 완료하면,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은 총 8.4GW로 늘어난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로, 미국 가구 기준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로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RA가 본격 발효된 올해부터 현지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액 공제를 포함한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한곳으로 모음으로써 물류비 절감과 운영 효율성 제고 등 원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구영 대표는 "'솔라 허브' 조성에 나서는 건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솔라 허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태양광 사업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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