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좋은 소식" 예고 후 벌써 1년…삼성전자 빅딜 언제쯤


대규모 M&A 2016년 이후 없어
삼성전자, 다양한 방안 검토 중
'CES 2023'서 재차 M&A 관련 발언 나올지 관심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예고했던 삼성전자가 언제쯤 결과물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인수합병(M&A) 추진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덧붙이진 않았지만, 기업 최고경영진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로부터 1년, 'CES 2023' 개막이 임박했다. 현재까지 이렇다 할 빅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머지않았다는 관측만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CES 2023' 기간 내 한종희 부회장이 M&A와 관련해 또 한 번 유의미한 발언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미국 전장 기업인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총수 경영 공백이 발생해 사업 계획 수립과 투자 판단 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주력 사업의 초격차 유지, 미래 신사업 발굴·육성을 위해 대규모 M&A가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초 지난해에 M&A 관련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이 연초 'CES 2022' 현장에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2021년 초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고, 한종희 부회장의 발언 이후에는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발언 후 이재용 회장의 동선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M&A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푼 가운데, 경영 복귀 후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재용 회장의 움직임은 M&A 추진 행보로 해석될 여지가 컸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ARM 인수와 관련해 이재용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회동이 큰 주목을 받았고, 이재용 회장의 해외 출장 기간에 NXP와 인피니온 등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이 인수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CES 2023 현장에서 M&A 관련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CES 2023 개막을 앞두고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결과적으로 1년이 지난 시점, 빅딜은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M&A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던 한종희 부회장은 같은 해 6월 삼성호암상 시상식, 10월 한국전자전 등에서 취재진을 만나서는 "보안 사항"이라며 M&A 추진에 관한 질문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삼성전자가 신중론을 펴는 것과 별개로, 업계의 기대감은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 조금 더 구체화된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100조 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가 꾸준히 투자 적극성을 띠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이재용 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의사결정에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회장으로 취임해 '뉴삼성'을 본격화한 이재용 회장은 올해 경영 보폭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새해에도 열심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재용 회장의 새해 첫 투자는 '로봇'이었다. 협동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시설 자금 289억 원과 운영자금 300억 원을 더한 총 589억8208만 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절차가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2대 주주가 된다. 전담조직을 운영, 로봇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로봇 미래 기술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과감하고 도전적인 투자가 삼성전자의 올해 경영 방향의 핵심"이라며 "경기 침체 속 다양한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시점을 특정할 수 없지만, 삼성이라는 큰 기업의 대규모 M&A 추진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CES 2023'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이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또 한 번 M&A 관련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종희 부회장은 이날 'CES 2023' 개막에 앞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해 '맞춤형 경험으로 열어가는 초연결 시대'를 위한 삼성전자의 비전을 공개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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