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 Myers Squibb Co.,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완료하면서 올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두 번째 생산 공장 계획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일 BMS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80억 원/원·달러 환율 1300원 기준)에 인수 계약했으며, 12월 31일부로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모든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통상적으로 신규 공장을 증설해 CDMO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 상업 생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노하우가 집약된 품질 시스템을 갖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함으로써 시장 진입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했다. 크로스보더(cross-border, 국경 간 거래) 자산 인수는 평균적으로 1년 이상이 걸리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규 설립한 소규모의 조직만으로 8개월만에 완료했다.
또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생산 시설뿐 아니라 평균 바이오 경력 15년 이상의 핵심인력 포함, 기존 BMS 임직원 99.2%를 승계했다. BMS의 바이오 의약품 개발부터 승인, 상업생산까지 두루 경험한 시러큐스 공장의 인적자원을 적극 활용해 CDMO 시장에서 롯데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러큐스 공장 인수에서 또 주목해야 할 점은 안정적으로 가동 중인 생산 공장을 그대로 인수했다는 것이다. 기존 BMS에서 생산 중이던 제품의 지속 생산과 추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을 1월부터 즉각적으로 시행하게 되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시장 진입과 동시에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시러큐스 공장의 추가 투자도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시러큐스 공장은 총 3만5000리터의 항체 의약품 원액(DS: Drug Substance) 생산이 가능한 시설이나 추가적인 생산 설비 증설과 완제 의약품(DP: Drug Product), 항체 약물 접합체(ADC: Antibody Drug Conjugate) 등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약 7000만 달러 투자와 70명 규모의 신규 인력 채용도 예정돼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도 참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법인을 설립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JP모건의 공식 초정을 받았으며, 이원직 대표이사가 직접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발표는 현지 시간으로 오는 1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약 25분간 진행되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비전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발표에서 이 대표가 국내 공장 설립 계획을 언급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 바이오 USA' 기자간담회에서 "시러큐스 공장은 미국법인을 세워 자회사로 운영한다"며 "8000억~1조 원을 들여 국내에도 생산시설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인천 송도, 충복 오송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1조 원을 투입할 경우 20만L 이상 규모의 생산공장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부지 선정 완료 후 2026~2027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의 성공적인 인수를 토대로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의약품을 제공하여 2030년까지 매출 1조5000억 원, 영업이익률 30%, 기업가치 20조 원 달성할 수 있는 글로벌 CDMO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본격적인 사업 전개에 맞춰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기업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수주 활동을 전개해 롯데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