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式 소통…현대차 신년회 장소·방식 싹 바꿨다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신년회 열어
정의선 회장, 타운홀 미팅 방식 제안
정의선 회장·경영진 미래 비전 설명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화성=임영무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회장의 소통 경영이 새해 경영 비전을 알리는 그룹 신년회의 방식을 바꿔놨다.

현대차그룹은 3일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연구개발(R&D) 핵심 기지인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2023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 신년회가 본사가 아닌 업무 현장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정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평적이고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그릅 축의 설명이다.

실제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R&D 현장을 찾아 새해 메시지와 경영 전략을 직접 밝히고, 경영진과 직원들이 질의응답을 통해 활발히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신년회 후에는 오찬까지 함께하는 등 소통과 공감의 폭을 한층 넓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화성=임영무 기자

◆ 정의선 회장 "기존 관성 극복, 능동적인 기업문화 조성해야"

신년회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 송창현 TaaS본부·차량SW담당 사장 등 경영진과 R&D 부문 임직원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AAM본부 신재원 사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신년회는 TV·인터넷·모바일을 통해 모든 그룹사에도 생중계돼 자리를 같이하지 못한 임직원들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변화를 멈춘 문화는 쉽게 오염되고 깨어지기 마련이다. 미래를 향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성을 존중하며, 능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조직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사를 실시하고 제도적인 개선을 이어나가 과거의 단점들을 과감히 없애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신년회가 끝난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남양연구소 설계2동 대강당에서 진행된 행사는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무대에는 스타트업 기업 컨퍼런스를 연상케 하는 키노트 스피치용 백월과 소파가 놓였다. 진행은 현대차 장재훈 사장이 맡았다.

먼저 정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긴 코로나의 터널을 지나는 시점에 도전과 혁신이 시작되는 남양연구소에서 여러분과 새해의 시작을 함께하게 돼 감회가 더욱 새롭다"며 "올해에는 여러분들과 더 많이 만나고, 여러분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2023년을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을 구축하는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한다"며 "불확실한 대외환경과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 속에서도 끊임없는 도전으로 신뢰를 만들어 가고, 해내겠다는 의지와 긍정적 마인드, 치밀함으로 능동적인 변화를 계속한다면 한차원 도약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이 여정에 모두 동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 경영진은 새해 메시지와 사업 방향성 발표 직후 직원들과 즉석 질의응답을 통해 그룹의 미래 비전, 기업문화 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행사가 끝난 후 정 회장은 임직원들과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남양연구소 디자인동 식당으로 이동해 떡국 등 새해 음식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덕담을 나누는 등 소통의 시간을 이어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년회 자리에서 임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차그룹 경영진, 새해 사업 방향성·비전 직접 공유

이번 신년회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경영진이 임직원에게 직접 새해 경영 전략과 비전을 공유했다. 장재훈 사장과 송호성 사장은 각각 현대차와 기아의 사업 방향성, 박정국 사장은 그룹의 R&D 혁신과 조직 문화, 송창현 송창현 사장은 SDV(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가치와 비전을 설명했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지난해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은 전동화 리더십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 중점 사업 전략으로 '고객 중심 사업 운영 강화', '전동화 가속화와 톱 티어 경쟁력 확보', '미래사업 기반 확보'를 제시했다.

아울러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올해도 로보틱스,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데이터 기반 신사업 등을 포함해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심리스'한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갈 것"이라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송호성 사장은 "우리는 도전과 혁신의 DNA와 기아 브랜드에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보다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한다"며 '고객 중심·브랜드 경영 고도화'와 'PBV 사업 실행 체계 구축'을 올해의 주요 경영방침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브랜드 가치 제고, 고객 중심 조직문화 내재화, PBV 사업 실행체계 구축, EV 플래그십 모델 출시 등 기아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도전은 2023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과 그룹 사장단은 3일 오전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직접 임직원에게 직접 새해 경영 전략과 비전을 공유했다. /화성=임영무 기자

박정국 사장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동력으로의 전환 가속화 △미래 혁신 신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강화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의 장점을 고객에게 전달 △자동차 제조사에서 모빌리티 프로바이더로의 전환을 R&D 부문의 네 가지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송창현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SDV의 가치와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의 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전환'을 실행할 것"이라며 "'사용자 경험(UX)' 그리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Service-defined & Safety-design'의 비전을 가진 SDV를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DV로의 전환은 절대로 쉽지 않고, '나와는 관계없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에 대해 '도전'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것은 개인에 대한 도전이 아니고, 회사와 제품의 성공을 위한 전환, 그래서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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