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지난해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비상 경영 체제로 운영되던 카카오가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서비스 장애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해체하고, 비대위 소위원회를 이끌어온 소위원장 등에 대한 인사 발령을 낸다. 이는 지난해 10월 16일 장애 발생 다음날 비대위가 출범한 지 79일 만이다. 카카오는 비대위를 구성하고,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보상안 마련 등을 추진해왔다.
카카오는 지난달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를 통해 서비스 장애 원인 분석, 재발방지를 위한 기술적 개선, 미래투자와 혁신 계획 등을 발표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보상안을 발표했다. 보상안은 외부 전문가와 민간 단체가 참여하는 '1015 피해 지원 협의체'에서 논의했다.
카카오는 피해 접수 파트너 중 매출 손실 규모액이 30만 원 이하인 경우 3만 원, 30만 원 초과~50만 원 이하인 경우 5만 원을 지급한다. 일반 무료 이용자에게는 이모티콘 3종(영구 사용 1종, 90일 사용 2종)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사 쿠폰 2종, 카카오톡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 명)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 비대위가 해체됨에 따라 먹통 사태의 책임을 지기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고 재발방지대책 소위원장을 맡았던 남궁훈 전 대표는 카카오의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 내 상근 고문을 맡는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의 미래 사업과 글로벌 비중 확대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예이다.
남궁 전 대표와 함께 공동 재발방지대책 소위원장을 맡았던 고우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 클라우드 책임자(CCO)는 홍은택 대표 직속으로 신설된 인프라 부문을 맡는다. 인프라 부분은 기존의 IT 엔지니어링 전담 조직을 부문으로 격상한 것이다.
원인조사소위원장으로 영입됐던 이확영 그렙 대표도 본업으로 돌아간다.
카카오는 "장애 원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 피해보상 등 비대위의 활동이 마무리며 해체를 결정했다"며 "추후 피해지원 등은 각 담당조직에서 맡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짐에 따라 SK C&C를 상대로 한 구상권 행사 소송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 C&C는 화재가 난 데이터센터의 관리 주체로서 카카오의 서버 3만2000대를 맡아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피해 보상액이 수천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 C&C의 일반 배상책임보험의 보상 한도는 70억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피해보상 절차가 마무리된 뒤 내부 논의를 거쳐 구상권 행사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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