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11월 가계대출 금리가 5.57%를 기록했다. 10년 8개월 만에 최대치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5.64%로, 5.26%였던 전월보다 0.38%포인트 상승했다. 연 5.66%였던 지난 2012년 5월 이후 10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5.34%)보다 0.23%포인트 상승한 5.57%로 집계됐다. 역시 2012 년3월(5.62%)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대였다. 가계대출 금리는 주요 항목별로 상이한 흐름을 보였다.
가계대출 중 일반신용대출(연 7.85%) 금리가 중·저신용차주 비중이 확대되면서 한 달 새 0.63%포인트 상승했다. 보증대출(연 5.65%) 금리 역시 지표금리 상승 영향으로 0.55%포인트 올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0월 연 4.82%에서 11월 연 4.74%로 0.08%포인트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0.04%포인트) 이후 8개월 만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상승폭에 비해 주담대 금리 상승폭이 작았다"며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하거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의 조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아울러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안심전환대출을 취급하면서 전체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가계 고정금리대출(신규) 비중은 10월 29%에서 11월 36.8%로 7.8%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연 5.67%로, 전월(5.27%)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연 5.67%였던 지난 2012년 6월 이후 10년 반 만에 가장 높았다.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단기물 등 지표금리가 상승한 데다 기업의 은행 대출 수요가 지속된 영향 탓이었다.
대기업대출 금리가 0.33%포인트 오른 연 5.41%였고,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0.44%포인트 뛴 연 5.93%로 집계됐다.
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11월 연 5.64%로 나타났다. 10월(연 5.26%) 대비 0.38%포인트 상승했다. 역시 2012년 5월 이후 10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11월 예·적금 금리를 포함한 저축성수신금리(신규)는 전월(4.01%)보다 0.28%포인트 상승한 4.29%였다. 지난 2008년 12월(5.58%)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저축성수신금리란 은행에 돈을 넣는 대가로 고객이 받는 금리를 뜻한다. 정기 예·적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CD(양도성예금증서)·금융채·RP(환매조건부채권)·표지어음 등의 시장형 금융상품을 포괄한다.
11월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차는 1.35%포인트로 10월(1.25%포인트)보다 0.10%포인트 확대됐다. 당국의 수신금리 경쟁 자제 권고로 대출금리 상승 폭(0.38%포인트)에 비해 수신금리 상승 폭(0.28%포인트)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은 3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