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검은 토끼의 해'로 불리는 2023년 계묘년을 맞아 금융권의 토끼띠 최고경영자(CEO)가 관심을 받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금융환경 속 이들 수장의 경영 전략은 위기대응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계묘년 새해를 맞아 토끼띠 CEO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계묘년은 육십간지의 40번째로, 계(癸)는 흑색, 묘(卯)는 토끼를 의미한다. 2023년을 맞는 토끼띠 CEO의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끼가 지혜와 민첩을 상징하는 만큼 토끼띠 CEO들이 불확실성이 가득한 금융환경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현재 금융권에서 활약하고 있는 토끼띠 수장은 1963년생(60세)이 대부분이다.
은행권에서는 이승열 하나은행장 내정자(현 하나생명보험 대표)가 있으며, 증권업계에서는 박정림 KB증권 공동대표, 김성현 KB증권 공동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등이 있다.
보험업권에서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 카드업권에선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등이 1963년생 토끼띠다.
◆ 은행·증권업계 '1963년생 토끼띠 CEO'…이승열·박정림·김성현·장석훈 등
우선 은행권에서는 이승열 하나은행장 내정자가 대표적인 토끼띠 CEO다. 이승열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올해 60세다. 이 후보자는 은행과 지주 CFO(재무총괄)를 거친 이 내정자는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린다. 지난해 3월부터는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경기둔화 위기가 커진 가운데서 주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은행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특명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승열 내정자는 외환은행 출신 첫 은행장이란 점에서 '통합'의 상징성도 갖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은행장 시절 '하나-외환은행의 조직적 통합'을 이뤄냈던 만큼 이승열 내정자 통해 '통합'을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내정자는 오는 3월 그룹 주주총회를 거쳐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공동대표가 1963년 '토끼띠'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탭과 증시 불황, 채권 부실 사태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KB증권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두 동갑내기 대표를 유임함으로써 '안정'을 택했다.
박정림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2학번으로 입학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체이스맨해튼, 조흥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 부장을 거쳤다.
현재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진 중 유일한 여성 CEO로 시장운영리스크부장으로 KB국민은행에 합류한 뒤 제휴상품부장, 자산관리본부장, 리스크관리 부행장, 여신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박 대표는 현재 KB증권의 자산관리(WM), 세일즈앤트레이딩(S&T), 경영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KB금융그룹 총괄부문장도 겸직하고 있다.
박정림 대표와 함께 연임에 성공한 김성현 KB증권 대표도 1963년생 토끼띠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신증권 명동지점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한누리투자증권으로 이직한 뒤 상무로 승진했고, 한누리투자증권이 KB국민은행에 인수되면서 KB증권의 일원이 됐다. 현재 KB증권의 기업금융(IB)과 홀세일, 리서치센터, 글로벌사업을 지휘하고 있으며 KB금융그룹의 기업투자금융(CIB)부문장도 맡고 있다.
1963년생 토끼띠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홍대부속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장기근속한 '삼성맨'으로 관리, 인사, 기획, 상품개발 등 다양한 직무 경험했다. 이후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지난 2018년 7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리더십과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장석훈 대표를 두고 내실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추구하는 원칙주의자라는 평이 있다.
장석훈 대표 역시 조직을 추스르고 균형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유임되면서 2024년 3월까지 삼성증권을 이끌 예정이다.
◆ 보험·카드업계 '토끼띠' 수장 김기환·변재상·김대환, 리스크 관리에 집중
보험업계의 대표 토끼띠 수장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와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가 있다. 김기환 대표는 지난 2021년 취임한 후 지난해 12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유임되면서 임기가 1년 연장됐다.
1963년생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KB국민은행 출신으로, KB국민은행에서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리스크관리그룹 상무‧전무를 역임했다. 이후 KB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CFO 전무와 부사장을 지냈으며 2021년부터는 KB손해보험을 이끌고 있다.
취임된 후 공격적인 행보와 신시장 활로 모색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올해에는 김 대표가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는 금리·환율 폭등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더해 회계기준(IFRS17)이 변경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실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과 리스크 관리를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1963년생인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변 사장은 동부증권과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에서 근무했으며, 2005년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장을 시작으로 경영지원부문장, 홍보담당 겸 HR본부장, 경영서비스부문 대표, 리테일부문 대표를 거쳐 전무·사장을 지냈다. 2016년에는 미래에셋생명 법인총괄 사장을 맡았다. 2018년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사장으로 옮긴 뒤 2020년 미래에셋생명으로 복귀했다.
변재상 대표는 자산운용 분야 강점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생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일반저축성 보험의 비중은 낮추고 변액보험 비중을 높이는 체질개선을 이뤄내면서 미래에셋생명의 건전한 자산구조를 갖추게 했다. 수익성이 가장 높은 변액보장형의 신계약은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신계약의 99% 이상을 투트랙 매출로 채우고 있다.
올해에는 보험사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 체제로 접어드는 만큼 견실한 포트폴리오 구조를 갖춘 미래에셋생명 실적 증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가 1963년생이다. 김대환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마케팅전략그룹 담당임원, 경영혁신그룹장·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한 재무 분야 전문가다.
최근 연임이 결정된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는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금리 상승 등 불황 속에서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온 김 대표를 유임시켜, 업무 연속성을 이어가고자 했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는 급등하는 자금조달 비용을 어떻게 만회하는지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