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기업 체감 경기 '꽁꽁'…"2년 전 코로나 수준 하락"


대한상의, 기업경기전망지수 조사
내년 1분기 BSI 74…지난해 동기 대비 15p 하락
"세제·금융 인센티브 등 정책 지원 절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내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컸던 2021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74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새해 첫 기업 체감 경기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컸던 2년 전 수준으로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6개 분기 연속 부정적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내년 1분기 전망치가 전 분기 대비 7포인트(p), 지난해 동기 대비 15p 하락한 '74'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1분기 BSI인 75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에는 코로나 충격에서 회복하는 추세였다면, 현재는 체감 경기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는 지난해 3분기 103을 기록한 뒤 91, 89, 96, 79, 81, 내년 1분기 74까지 6개 분기 연속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들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 자금 조달 여건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기에 전쟁, 미·중 경쟁 등 지정학 리스크,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경기 위축 등 대외요인까지 겹쳐 새해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코로나 특수가 지속되고 있는 제약(104)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BSI 100을 넘지 못했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비금속광물(60), 정유·석화(64) 업종은 특히 부진했다. 높은 원자재 가격과 유가 변동성에 고환율이 더해져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고 주요국 수요는 둔화된 탓으로 보인다.

반도체를 포함한 IT·가전(68), 철강(68), 기계(77) 등 수출 주력 품목도 부진한 전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내수 비중이 높은 출판·인쇄(52), 가구(67), 섬유·의류(69), 식음료(71) 업종들도 새해 전망이 좋지 않은 업종에 속했다.

지역별로는 전 지역 체감 경기가 기준치인 100 이하로 조사됐다. 비금속광물 비중이 큰 강원(55)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중소산업공단이 밀집해 있는 대구(56), 인천(64), 경기(68) 지역도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부정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은 부산(93), 세종(89), 울산(85) 정도였다.

올해 경영 실적도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연초에 수립한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 응답 기업의 40.3%가 소폭 미달(10% 이내), 17.9%가 크게 미달로 답해 절반이 넘는 58.2%의 기업이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26.1%였으며,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15.7%에 그쳤다.

영업이익 전망은 더 좋지 않았다. 연초 목표했던 '영업이익 달성 전망'을 묻는 말에 응답 기업의 42.8%가 소폭 미달, 23.6%가 크게 미달로 답해 응답 기업 66.4%는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 목표 달성 응답은 21.3%였으며, 초과 달성을 예상한 기업은 12.3% 수준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새해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이고 자칫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우려도 없지 않다"며 "어려운 가운데에도 기업들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획기적인 세제·금융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 투자를 진작하고 수출 금융을 확대하는 등 정책 지원이 확실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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