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해양플랜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흑자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나스와 1조9500억 원 규모의 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부유식생산설비(LNG-FPSO, FLNG)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해양플랜트 수주는 삼성중공업이 지난 2019년 인도 릴라이언스사 부유식 원유 해상 생산설비 이후 3년만에 수주한 해양 프로젝트다.
삼성중공업은 또 이탈리아 전문 시추선사인 사이펨에 드릴십 1척을 2991억 원에 매각했다. 이 드릴십은 2013년 8월 그리스 선사인 오션리그(OceanRig, 현 트랜스오션)로부터 5억5000만 달러에 수주하고 2015년까지 인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선사 측에서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드릴십을 악성재고로 떠안게 됐다.
악재가 이어졌던 시장 분위기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양새다. 천연가스와 더불어 유전 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양플랜트, 드릴십 등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에 대한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라인이 막히면서, 해상 운송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17만4000m³ 이상 LNG운반선 선가는 2억4800만 달러로 2년 전(1억8600만 달러)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선 36척, 컨테이너선 9척, 가스운반선 2척, 셔틀탱커 2척 등 94억달러 규모의 선박 49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88억 달러)의 107%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LNG선 38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잠수함 창정비 1척 등 총 104억 달러(46척)를 수주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유럽지역 에너지 수요가 지속되는만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관련 선박과 설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드릴십이 매각되고, 고부가가치 설비인 해양플랜트와 LNG운반선 판매 증가로 인해 안정적인 일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흑자전환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건비 상승과 외주비 인상에 대한 변수가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수주에도 주가가 횡보하는 것은 충당금 설정 가능성과 인력 부족에 따른 실적 개선 지연 우려로 판단한다"면서 "인건비와 외주비 인상을 통해 인력 확충이 안정적으로 된다면, 중장기 이익 개선 방향성은 견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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