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롯데제과·오뚜기 '3조 클럽' 목전…'해외사업' 성과


해외 매출 증가 '원동력' 

농심·롯데제과·오뚜기가 매출 3조 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농심·롯데제과·오뚜기가 매출 3조 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 호조가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식·음료 기업들이 연 매출 3조 원을 돌파하기란 쉽지 않다.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물가고(苦)'에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의 PB상품(자체 브랜드)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식·음료업계는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해외로 눈을 돌려 공략한 것이 성장에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롯데제과·오뚜기가 매출 3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내수시장 정체와 원부자재 가격 폭등으로 가격 인상을 하는 등 경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각기 다른 전략으로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다.

먼저 농심은 올해 북미(미국, 캐나다법인)지역에서 지난해 대비 23% 성장한 4억8600만 달러(추정치) 매출로 사상 최대실적이 예상된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의 브랜드 경쟁력이 미국인이 즐겨 찾는 한 끼 식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성장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 26일 농심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신라면은 지난해 대비 36% 늘어난 83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외에 육개장사발면과 신라면블랙(봉지)도 지난해 대비 각각 37%와 20% 매출이 오르며 법인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2025년까지 8억 달러의 매출 달성 목표를 세웠다.

실제 북미 매출을 보면 △2억5400만 달러(2019년) △3억3500만 달러(2020년) △3억9500만 달러(2021년)를 달성했다. 올해 추정치는 4억8600만 달러에 이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예상 매출을 3조1069억 원으로 전망했다. 해외 법인 성장세에 대해 제품 가격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롯데제과·오뚜기가 매출 3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문수연 기자

롯데제과는 지난 7월 롯데푸드와 합병으로 덩치를 키웠다. 매출 3조 원을 넘어 4조 원 달성도 가시권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각각 2조1454억 원, 1조6078억 원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합병 후 매출은 3조 7532억 원에 달한다. 합병 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 3조480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제과는 국내 17개의 공장과 해외 8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4분기 실적에 따라 4조 원 돌파도 가능한 상황이다. 롯데제과는 국내 가격 경쟁력 제고와 수출 활성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 해외에서는 롯데 브랜드 정착과 육성 방안을 적극 추진해 수익구조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26일 롯데제과 관계자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지난 7월 합병을 계기로 매출이 3조 원을 돌파했다"며 "합병 후 해외사업에서도 기존 제과와 푸드 거래선을 활용해 수출 시장과 제품 카테고리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매출 3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오뚜기는 올해 상반기 라면뿐만 아니라 가정간편식·소스류 등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면서 매출을 올리는데 견인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3533억 원으로 지난해 동분기(2조467억 원)보다 15.0% 올랐다. 업계는 오뚜기의 올해 매출은 3조1335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달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진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본격적인 해외 인지도 쌓기에 나섰다. 해외 사업 매출 비율이 전체의 10% 내외에 그치는 상황에서 글로벌 스타 진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공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2018년 베트남 하노이에 '박닌 공장'과 2020년 1월 '빈즈엉 공장'을 준공해 베트남을 '글로벌 오뚜기'의 핵심 기지로 삼고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나아가 미주는 물론 유럽, 오세아니아 등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종합식품기업이다 보니 해외 매출도 성장했지만 업소용 제품들이 크게 성장한 것이 매출에 더 견인했다"며 "전체 사업 매출 대비 해외 사업은 10%가 안 되지만 이를 강화하려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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