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내년 민간의 주택공급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공급 예정 물량은 25만 가구 수준으로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가 연합뉴스와 공동으로 2023년 민영아파트(민간분양·민간임대)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국 303개 사업장에서 총 25만8003 가구가 분양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계획물량 기준 2014년 20만5327 가구 이후 가장 적다. 지난해 41만6142 가구와 비교하면 38% 감소한 수준이다.
공급 시점과 지역이 확정되지 않은 5만여 가구는 계획물량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를 포함하더라도 최근 2년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적은 물량이다. 경기 둔화와 미분양 우려로 분양물량을 축소 계획하거나 아직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 권역별 분양 예정물량은 수도권 11만6682 가구(45.2%), 지방 14만1321 가구(54.8%)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7만521 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2만7781 가구 △인천 1만8380 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2만7661 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 예정됐다. 이어 △대구 1만5435 가구 △경남 1만4656 가구 △충남 1만4442 가구 △광주 1만2937 가구 △충북 1만2771 가구 △대전 1만686 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 대기수요가 적은 데다 미분양이 적체되는 지역이 많아, 상당수의 사업지에서 공급 시기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분양계획 물량은 유형별로 자체사업(도급 포함)을 통한 분양물량이 총 10만9532 가구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비율은 전체 분양예정 물량의 약 48%인 12만5065 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에는 주목할 만한 정비사업 물량이 많다. 올해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 3069 가구, ‘휘경자이디센시아(휘경3구역)’ 1806 가구 등 분양가 산정에 난항을 겪거나 조합 내 내분이 일어 연기된 물량이 적체됐다. 이외에도 은평구 ‘대조1구역’ 2083 가구 등 유망 사업장이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경기 지역에서도 정비사업 물량이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명시 ‘광명1R구역’ 3585 가구, ‘베르몬트로광명’ 3344 가구, 안양시 ‘안양뉴타운맨션삼호’ 2723 가구 등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 경기 지역 내 신도시에서는 파주 운정 1556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인천은 작년에 이어 검단 신도시 물량과 도시개발물량이 눈에 띈다. 검단에서 5971 가구가 분양계획을 밝혔으며 용현학익 도시개발을 통해 ‘시티오씨엘6단지’ 1734 가구, ‘시티오씨엘7단지’ 1478 가구 등이 공급될 예정이다.
지방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분양 계획이 많다. 부산 남구 ‘대연3구역’ 4488 가구, 남구 ‘우암1구역’ 2205 가구, 광주 북구 ‘운암3구역’ 3214 가구 등이 공급을 계획 중이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내년 계획 물량은 7만5106 가구로 올해 계획 11만337 가구의 68% 수준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별로 현대건설이 2만1126 가구로 가장 많고, GS건설 2만1000 가구, 포스코건설 1만3453 가구, 삼성물산 9971 가구, DL이앤씨 9556 가구 순으로 공급 예정 물량이 컸다.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알짜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단지에 대한 청약 수요자들의 관심이 늘어날 수 있으나, 선별청약으로 입지 열위와 공급과잉 지역은 미분양 적체 우려도 커질 전망"이라며 "내년 분양시장은 분양가, 규모, 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isdo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