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꽁꽁'…"내년 반도체 더 춥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반토막' 전망
SK하이닉스 4분기 적자전환 예상
"반도체 한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듯"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더팩트|최문정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불어닥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8200억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기존 전망치인 7조8000억 원 대비 25% 떨어진 수치다. DB금융투자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약 6조9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13조8700억 원) 대비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SK하이닉스의 4분기와 내년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486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될 예정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적자 폭이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꺾인 것은 올해 경제위기 등으로 인해 양사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 D램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하향세를 그렸다. 올해 3분기 D램 매출은 181억8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255억9400만 달러) 대비 28.9% 감소한 액수다.

트렌드포스는 "가전 제품 수요가 지속 감소하면서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하락했다"며 "비교적 견조했던 서버용 D램 출하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D램의 업황 불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재고자산은 26조3652억 원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21조5080억 원) 대비 22.6% 늘어난 금액이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재고자산은 14조66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조6000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직전분기(11조8790억 원)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반도체 재고는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 홈페이지 캡쳐

반도체 업계의 불황은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부진의 원인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침체에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호황을 맞았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얼어붙은 가운데,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반도체 섹터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업계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 가격 하락의 연쇄효과를 겪고 있다"며 "현재의 전반적인 업황 악화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떤 부분에서 수요가 갑자기 반등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하지만,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반등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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