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일본은행(BOJ)이 깜짝 통화긴축 조치에 나선 가운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일본이 사실상 금리 인상으로 가닥을 잡으며 변동성 확대도 예견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당 여파 자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일 BOJ는 이틀간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마치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수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BOJ는 장기금리를 '0~± 0.25% 정도'였던 변동 폭을 '± 0.5% 정도'로 변경키로 했다. 단기금리는 기존대로 -0.1%를 유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장기금리의 상한선이 0.5%로 올라간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BOJ의 예상치 못한 정책 변화와 관련, 시장에서는 일본은행 통화정책 변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4월 임기가 만료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새로운 총재가 부임하면 일본은행 정책 기조에도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견해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글로벌 긴축 동조화 속에서도 나홀로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해왔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순대외자산을 보유한 국가"라며 "일본은행 정책 변화에 따른 자금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장 안정 및 물가 대응 측면과 더불어 향후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화를 위한 포석 또는 간보기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BOJ가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했다 하더라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풀이가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는 BOJ의 국채(JGB) 10년 금리 상한에 대한 상향이 종전보다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시장금리 상승, 달러/엔 환율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며 "실제 20일 JGB 10년 금리는 오전에 0.24% 수준에서 머물렀으나 정책 결정 직후에 0.433%까지 급등했고, 달러/엔 환율은 137엔 중반에서 133엔대로 4엔 가량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그러나 BOJ의 YCC 정책은 미국이나 유로존의 기준금리 인상이 일정한 기간을 두고 사이클을 형성하는데 반해 연속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기에 그칠 여지가 크다는 견해"라며 "아울러 이미 상당한 재료 노출을 통해 BOJ의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점도 추가적인 가격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