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엔터테인먼트·화장품 사업 실패로 돌아가나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2018부터 4년 연속 적자…매니지먼트 사업부 해산
셀트리온스킨큐어, 2017년부터 영업손실 지속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신사업으로 추진한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화장품 사업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더팩트 DB

[더팩트|문수연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힘을 쏟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10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했던 화장품 사업까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서 회장의 신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8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매출 228억 원, 영업이익 8억6000만 원을 기록하며 설립 5년 만에 흑자 전환했으나 2018년 영업손실 25억584만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19년 38억917만 원, 2020년 12억4002만 원, 2021년 1억5120만 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서 회장은 지분 97.19%를 갖고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실질적인 경영권도 서 회장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실적 악화는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흥행에 참패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서 회장은 '자전차왕 엄복동'에 150억 원을 투자하고 제작, 배급까지 모두 맡았다. 외부투자자의 투자는 받지 않았으며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인 관객수 400만 명을 한참 밑도는 17만2213명을 기록해 셀트리온은 큰 타격을 입었다.

드라마 사업도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7년 방송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최고 시청률이 2.4%에 그쳤으며, 2019년 방송된 JTBC 드라마 '나의 나라'는 최고 시청률 5%를 기록했다. 같은 해 250억 원을 투입해 제작한 SBS 드라마 '배가본드'는 최고 시청률 13%에 그쳤다.

이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KBS2 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한 하고 출사표'(2020년)는 최고 시청률 3.7%, JTBC 드라마 '괴물'(2021년) 6%,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2021년) 3.6%, KBS2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2022년 ) 1.9%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악화로 매입채무, 차입금 비중이 늘어나면서 셀트리온홀딩스의 부채비율도 치솟았다. 셀트리온홀딩스의 부채비율은 2020년 161.8%, 2021년 193.2%를 기록했다. 공정위가 지정한 부채비율 상한선인 200%에 근접한 수치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악화로 셀트리온홀딩스의 부채비율이 치솟아 2020년 161.8%, 2021년 193.2%를 기록했다. /더팩트 DB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악화에는 2017년 3월부터 7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던 배우 이범수의 실책이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이범수를 영화 제작과 투자‧연예 매니지먼트 부문 대표 대표로 영입했다. 이범수는 서 회장과 같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10여년 전 사회봉사활동 자리에서 만나 친분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범수는 대표 취임 후 첫 영화 작품인 '자전차왕 엄복동' 흥행 참패를 시작으로 신인배우 발굴과 드라마 제작 준비 과정에서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수익성 악화로 매니지먼트 사업을 중단하고 드라마 제작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매니지먼트 사업부 직원은 모두 해산한 상태"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판매 부진으로 2017년부터 영업손실을 내고 있으며 올 상반기 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서 회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며 PPL(간접광고) 등으로 시너지를 기대한 셀트리온스킨큐어 역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2013년 화장품 기업 한스킨을 인수한 뒤 2015년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출범하고 15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판매 부진으로 2017년부터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영업손실은 2017년 361억 원, 2018년 172억 원, 2019년 130억 원, 2020년 70억 원, 2021년 162억 원이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9% 감소한 168억 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억 원 늘어난 57억 원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크리온그룹 지주사 합병에서 제외되고,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회계감사의견을 받으면서 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정진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했던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화장품 사업이 모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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